
27일(현지시간)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10억달러 한국 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종료, 북한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 속에서 중국, 일본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한국을 사실상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노골화하다 한국에 청구서를 내민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권 교체기에 민감한 외교 현안들에 대해 속내를 드러냄에 따라 한·미 관계에도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당국이 한국에 사드를 전격 배치하자마자 사드 비용 문제를 꺼냈다. 그는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내는 게 적절하다는 점을 통보했다고까지 말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앞두고 사드 비용 문제를 꺼내 한국을 압박하는 작전을 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권 교체기를 틈타 일단 한국 정부의 발목을 잡아 놓으면서 차기 정부 길들이기에도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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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재향군인회에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기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재협상 또는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종료’ 쪽에 무게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한·미 FTA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끔찍한 힐러리 클린턴(전 미 국무장관)의 협정”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통계에 따르면 협정이 발효되기 전인 2011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132억달러였으나 2016년엔 277억달러로 배 이상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우리가 종료시키려면 6개월이 걸리지만 한국과의 협정은 우리가 끝내면 그것은 그대로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언제 한·미 FTA 문제를 결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곧”이라고 대답한 뒤 “지금 내가 발표하지 있지 않느냐”고 말해 협정을 개정하거나 종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심각한 충돌 가능성을 경고한 점도 한반도 긴장 고조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심각한 충돌’은 군사적인 충돌을 의미한다. 그는 그런 충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해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 전략이 먹히지 않으면 군사적인 옵션을 채택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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