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종반전 ‘대세 굳히기’에 들어간 문 후보가 막판 스퍼트로 45% 득표를 달성할 것인지, 개혁공동정부 구성을 내세운 안 후보가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회복해 문 후보에 역전할 것인지, 보수층의 지지에 힘입은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할 것인지,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심 후보가 진보후보 사상 첫 10% 득표율 넘길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문 후보가 자력으로 당선될 수 있는 지지율 45%(매직넘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 27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다자구도 전체 지지율은 문재인 후보 44.4%, 안철수 후보 22.8%, 홍준표 후보 13.0%, 심상정 후보 7.5%,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5.4%였다.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적극투표 참여층에서는 문 후보 47.8%, 안 후보 21.7%, 홍 후보 12.7%, 심상정 후보 8.0%, 유승민 후보 4.8%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26일 3일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2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20%), 무선(6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1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매직넘버에 대해 “TV토론 등을 통해 문재인 후보의 진면목이나 실체를 잘 보여드리면 스스로 매직넘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며 “이 때문에 다른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 단일화라든지 샤이라든지 이런 것은 별로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3일 이후는 사실상 연휴인데다 사전 투표(5월4∼5일)가 실시되는 만큼 판세가 그 이전의 흐름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후보와의 합종연횡은 오히려 호남에서 역효과가 클 것이란 지적이다.
민주당은 적극 지지층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48%에 육박함에 따라 투표율이 높을 경우 문 후보가 45% 이상 득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영입을 통해 개혁공동정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안 후보가 남은 선거기간에 역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심 저변에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중도·보수표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사표방지 심리’에 따라 2위인 안 후보를 밀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는 29일 세종, 충남·북을 잇따라 방문하고 집중 유세전을 펼치는 등 표밭갈이에 몰두했다. 특히 이날 오후 세종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재차 강조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다.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 제안을 받은 김종인 전 대표는 보수의 텃밭인 TK를 방문해 민심을 청취하며 안 후보를 측면지원했다. 김 전 대표는 “(정권을) 스스로 무너뜨린 보수가 다시 집권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으니 차라리 의석수가 적은 정당 후보에게 힘을 모아줘서 집권을 해야 한다”며 “공동정부에 참여함으로써 위기에 빠진 나라를 화합의 길로 나아가도록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대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층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홍 후보측은 이번 주초에 안 후보와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 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TK(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높았던 안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 급락세가 영남은 물론 충청과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홍 후보 측은 “TV토론에서 안 후보의 경쟁력이 과포장됐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국민들이 보수후보로 신뢰할 수 있는 홍 후보에게로 표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호남에서 ‘될 사람을 뽑아주자’는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안 후보의 지지율은 더욱 빠지고 홍 후보가 2위로 올라서 종국에 홍 후보와 문 후보간 양강 대결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홍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였을 때 움직이지 않았던 지역 국회의원들도 최근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의원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조직이 움직인다는 의미로 홍 후보의 지지율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조만간 2위를 탈환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론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영남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은 홍 후보에 대한 믿음이 가거나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 후보가 잘 못해서, 신뢰할 수 없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일 뿐”이라며 “홍 후보에 대해 영남이 적극 지지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영남 지역의 투표율이 떨어져 홍 후보가 20% 득표율에 못 미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심 후보 측은 10% 득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 큰 격차로 앞서나가자 진보 지지층이 안심하고 심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대선 때마다 진보 정당을 괴롭혔던 ‘사표 타령’도 줄어들었다. 심 후보가 10%를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을 국가에서 돌려받고, 15%를 얻으면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심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TV토론에서 분명한 정책적 소신과 정치철학을 통해 다른 후보와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강단있는 화법으로 정책과 공약검증에 집중한 것이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남성 후보들을 압도하는 토론 실력으로 ‘걸크러쉬’라는 별명도 얻었다.
심 후보의 10% 득표의 걸림돌로는 정의당의 낮은 지지율이 꼽힌다. 정당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심 후보의 경쟁력만으로 지지율을 추가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민주당이 막판 보수 표심 결집을 내세워 심 후보에 대한 지지가 사표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할 경우 심 후보의 득표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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