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야외무대에 큰아들 정석씨의 손을 꼭 잡고 오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부인 이순삼(62)씨는 만면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씨는 “국민 모두가 나와서 운동을 해 주고 있는데 남편이 예뻐서라기보다는 우리나라가 잘못될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이 나오시는 것 같다. 감사하다”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한국당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이 “춤 한 번 추시겠나”라고 묻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네”라고 대답한 이씨는 홍 후보의 유세곡 ‘무조건’에 맞춰 선거운동원들과 율동을 함께 했다. 이씨는 무대에서 내려와서 몰려드는 지지자들 모두와 일일이 악수를 하고 인사를 건넸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홍 후보보다 부인이 더 인기가 좋네”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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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맞춰 율동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부인인 이순삼씨(앞줄 오른쪽)와 아들 홍정석씨(앞줄 왼쪽)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지하철 봉은사역 앞 유세에서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함께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이씨는 유세 현장에서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다가오는 지지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건네는 쪽지와 편지 등을 손수 받는다. 지지자들이 말을 건네면 한 마디라도 더 듣고 대답하려고 노력한다. 수줍음을 타는 홍 후보와 상반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씨는 ‘스트롱우먼’으로 통한다.
이씨는 이날 오후 “남편을 따라서 나도 20년 넘게 정치를 했는데, 이번에는 전국을 남편과 반대로 다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지난 26일 속초 중앙시장, 강릉 주문진 시장, 횡성읍 전통시장 등 강원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제주, 호남 등을 방문해 홍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동남풍’을 준비하느라 챙기지 못하는 곳을 이씨가 훑은 셈이다. 전북 부안 출신인 이씨가 호남지역에서 호감을 살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남 정현씨 결혼식이었던 29일에는 부산·경남(PK) 유세에 나선 홍 후보가 함께 하지 못해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씩씩하게 아들의 식장을 지키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홍 후보는 1976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앞에 있던 서울신탁은행(현 국민은행) 안암동 지점에서 근무하던 이씨를 처음 만났다. 고려대 법대 재학생이던 홍 후보가 ‘나는 돈도 없고 군대도 안 갔다 왔지만 당신이 좋다. 내가 마음에 들거든 수요일에 도서관 4층으로 나와라’고 해 사귀게 됐다고 이씨는 회상했다. 이씨는 홍 후보에 대해 “제 앞에서는 잔소리 하면 얌전히 말 듣는 중년의 아저씨, 소프트맨”이라며 “아들들한테 싫은 소리 해놓고 못내 미안해서 뒤돌아서서 마음 아파하는 그런 착한 아빠이고, 우리 시대의 평범하지만 위대한 가장”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홍 후보가 논란에 휘말릴 때마다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구원자로 나섰다.
홍 후보가 “설거지나 집안일은 여성이 하는 일”이라고 말해 ‘여성 비하 발언’에 휩싸이자, 이씨는 “(홍 후보가) 기저귀 빨래도 해서 널어줬고, 남편이 나가기 전에 설거지 싹 하고 나가고 했다”고 감쌌다.
홍 후보의 회고록에 쓴 ‘돼지 발정제’ 사건이 논란이 됐을 때도 “자기가 검사를 하다 보니 그게 좋은 일이 아니었는데 친구를 못 말렸다. 그러면서 후회한다고 쓴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후보 캠프 소속 한 의원은 “전형적인 호남 여성으로 홍 후보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유권자들이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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