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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미세먼지 줄여야 '대권門' 열린다고?

입력 : 2017-05-02 05:00:00 수정 : 2017-05-01 11: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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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이 제각기 다른 미세먼지 공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주요 후보들이 전국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쌍수 들고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내놓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제 아무리 화려한 '장밋빛 공약'도 제대로 실천할 수 없다면, 재원을 조달할 수 없다면, 헛된 약속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역대 정부가 왜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실패했는지, 미숙하게 대처했는지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또 대외적인 변수도 감안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로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중국에 대해 양국 간 협의를 한 뒤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현실적인 세부방안은 누락된 상태입니다. 중국과의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제시할만한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밝힌 후보는 없었습니다. 이렇다보니 고심 끝에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만든 게 아닌, 겉보기에만 치중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달 9일 '장미대선'에 출마한 각 당의 후보들은 봄철 대표적 문제인 미세먼지 해결을 환경 분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구체적 내용과 수위는 상이했지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 등은 줄이고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은 비슷했다.

◆각 당 후보들, 미세먼지 해결 환경분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우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이상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직속의 미세먼지 특별기구 설치와 함께 경유차 감축과 친환경차 보급 확대,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 및 4~5월 노후 석탄발전 중단, 공장 배출기준 강화 및 배출 총량 규제 등을 그 방법으로 제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미세먼지 기준을 선진국 수준(1㎥당 25㎍)으로 강화하고 국가 재해 재난에 미세먼지를 포함하는 한편 국가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미세먼지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세먼지가 집중되는 11~4월에는 석탄발전소 가동률을 낮추고 노후 석탄발전소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역시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기준 강화와 친환경차 확대, 고농도 미세먼지 경보발령 등을 미세먼지 해결 공약으로 내놨다. 특히 홍 후보는 2022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율을 35%까지 높이겠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내놓은 대책도 미세먼지 기준 강화, 대기오염경보제도 도입 및 오염단계별 배출 저감 조치 시행, 미세먼지 대응체제 정비,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확대 등으로 비슷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역시 세계보건기구(WHO) 수준의 미세먼지 관리,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확대 등을 공약했다.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모두 중국발 미세먼지 등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약속했다.

다만 정상 차원에서 한중·동북아 미세먼지 논의(문 후보), 가칭 동북아대기질 국제협력기구 설립(홍 후보), 중국 등과 환경 외교 강화(안 후보), 한중일 환경정상회의체 운영(유 후보) 등으로 구체적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재원 조달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 '태부족'

하지만 각 후보 모두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재원 조달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부족해 결국 '공약(公約)' 아닌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 후보의 교통관리정책이 누락된 경유차 감축과 친환경차 확대 공약에 대해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수도권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은 자동차인 만큼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제도(LEZ), 녹색교통진흥지역 등을 도입해 교통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차 구입 보조금 확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조기 구축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다양한데 재원마련 방법에 대해 언급이 없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환경정의 회원과 시민들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마스크를 낀 채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시민들의 정책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각당 대선후보들에게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안 후보의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공약 역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부족한 실정이다. 자동차, 산업계 등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누락되어 있다.

안 후보가 공기 정화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 '스모그 프리타워',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접목한 '우리동네 예보 시스템'도 대기오염 정책으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유차=미세먼지 주요 배출원' 대선 후보들 유세차량으로 경유차 사용 논란

이처럼 대선 후보들이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선거 유세에는 미세먼지 주범 중 하나인 경유차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경단체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들은 미세먼지 줄이겠다면서 경유차로 선거운동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도심이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이들은 "선거 유세에 쓰이고 있는 차량이 대부분 트럭으로 경유차"라며 "'미세먼지 보호대책'을 핵심공약으로 앞다퉈 발표한 대선 후보들이 유세차량으로 경유차를 쓴다는 것은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이라는 인식이 낮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경유 유세 차량 운행계획 전면 재검토와 친환경차로의 전환, 유세 차량 공회전 금지 등 대책을 마련하라"며 "경유차 구매 억제를 위한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및 경유세 정책을 도입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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