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늘고 전국 어디든 가능 / SNS에 인증샷 허용도 동력 / 투표율 역대 최고치 기록 전망 5·9 대선 사전투표가 4, 5일 이틀간 전국 3507곳에서 실시된다. 2013년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가 대선에서 실시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전체 투표자의 20.2%(사전투표율 11.5%), 지난해 총선 때는 21.0%(사전투표율 12.2%)가 사전투표를 통해 한 표를 행사했다. 대선 투표율이 다른 선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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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오른쪽부터)가 합장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이번에는 대선일이 징검다리 황금연휴 기간에 놓인 만큼 사전투표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표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이틀 늘어난 데다 사전투표는 주소지와 상관 없이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 인증샷’을 올리는 게 허용돼 사전투표 열기가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사전투표는 여론조사 공표와 TV토론이 모두 마무리돼 ‘깜깜이 선거’가 시작된 직후 치러진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 선언 등 선거 막판 변수가 등장했지만, 유권자들은 정확한 판세 변화를 읽지 못한 채 ‘1강 2중’으로 재편된 2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 자기 소신에만 의존해 투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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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서울역 3층 용산구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오는 5일과 6일 오전6시부터 오후6시까지 치러지는 사전투표에 대비하여 정당 관계자 참관 아래 최종모의시험을 하였다. 서상배 선임기자 |
후보들은 사전투표율 제고에 나섰다.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누가 더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마지막 변수로 남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은 6일, 지난 대선 때처럼 저들이 무슨 음모를 꾸미든 이겨낼 방법은 오직 투표뿐”이라며 “사전투표에서 먼저 바람을 일으켜 달라. 그 바람이 5월9일 태풍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최근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이 문재인 된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문 후보는 사전투표율이 25%를 넘으면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는 깜짝 공약도 내걸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전북 익산 유세에서 “이제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꼭 투표해 달라. 투표용지는 총알보다 강하다”며 “여러분의 투표가 대한민국을 미래로 전진시킨다”고 호소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 이름을 따 ‘투표(Vote)한 뒤 휴가(Vocation)가면 승리(Victory)한다’는 의미의 ‘V3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홍 후보 측도 ‘당신이 준 표가 대한민국을 살립니다’라는 제목의 사전투표 독려 동영상을 통해 “나는 종북좌파로부터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먼저 투표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사전투표 인증샷과 댓글을 남기는 캠페인도 전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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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남정탁 기자 |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1, 2일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1강을, 안·홍 후보가 2중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38%로 안 후보(20%)와 홍 후보(16%)를 앞섰고, CBS·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문 후보(42.4%) 독주 속에 안·홍 후보가 18.6% 동률을 이뤘다. 서울신문·YTN 공동조사에선 문 후보(40.6%)가 1위인 가운데 홍 후보(19.6%)가 안 후보(17.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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