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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대선 후 검찰조직에 '인사태풍' 몰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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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6 13:59:00 수정 : 2017-05-06 14: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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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와중에 정기인사 시기 놓친 검찰 대규모 인사 ‘눈앞’ / 검찰개혁과 맞물려 노무현정부 초기 때와 같은 진통 불가피할 듯
제19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정부 출범 후 단행될 검찰 인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는 2015년 12월, 지청장·차장검사·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는 지난해 1월 각각 단행된 뒤 벌써 1년이 훨씬 넘도록 인사가 ‘동결’된 탓이다. 일각에선 정권교체와 맞물려 상당히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김수남 검찰총장
◆대통령 탄핵 와중에 정기인사 타이밍 놓쳐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다. 검찰청법은 ‘검사는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못박았다. 물론 현실에선 대통령의 참모인 청와대 민정수석, 그리고 검찰의 지휘권자인 법무부 장관이 나란히 인사를 주도한다. 그래도 서울중앙지검장,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같은 핵심 요직은 반드시 대통령의 ‘낙점’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지난해 12월9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을 당하지 않았다면 예정대로 연말에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올해 1월 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탄핵 사태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며 검찰 인사 작업도 중단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평검사에 한해 소폭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 전부다.

오는 9일 새 대통령이 탄생해도 당장 검사 인사를 실시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국·중국 간 갈등, 북한의 핵실험 위협 등 훨씬 중요한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신임 대통령은 우선 안보와 경제 분야 ‘발등의 불’부터 끈 뒤 검찰 인사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대선 직후 곧바로 선거사범 수사가 본격화하는 점도 변수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전국 검찰청에는 후보는 물론 각 선거 캠프 관계자들끼리 서로 고소·고발한 사건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적발해 고발한 사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선거법 위반사건은 공소시효가 6개월로 다른 사건보다 짧아 단기간 동안 치밀하고 집중적인 수사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인사 단행은 선거사범 수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검찰, 노무현정부 초기처럼 혼란 겪을 듯”

또 하나의 변수는 각 후보들이 공약한 검찰개혁 과제들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중에서 누가 당선되든 수사는 경찰이 주로 하고 검찰은 기소만 담당하는 형태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약속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도 현실화할 조짐이다. 안 후보 같은 이는 “당선되면 검찰 내 ‘우병우 사단’부터 정리할 것”이라며 벼른다.

일각에선 검찰 조직에 노무현정부 초기를 방불케 하는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당선 전부터 검찰개혁을 내세운 노 전 대통령은 법무부 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인 강금실 장관을 발탁함으로써 검찰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보통 검찰에서 고검장급을 지내고 퇴직한 50대나 60대의 나이 지긋한 법조인이 임명되는 법무장관 자리에 검찰도 아닌 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지낸 경력이 전부인 46세 여성이 부임하자 검찰 조직은 거의 ‘패닉’에 휩싸였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검찰 인사를 통해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정치검사’로 낙인 찍힌 고위간부 여럿을 좌천시켰다.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검사와의 대화’에 대통령 본인이 직접 출연해 “솔직히 지금의 검찰 지휘부를 못 믿겠다”고 폭탄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일로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이 스스로 물러났다.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김수남 검찰총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2003년의 경험 때문이다. 총장의 2년 임기를 보장한 현행법은 정권교체와 맞물리면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전락해 온 것이 그간의 경험이다. 심 후보는 최근 세계일보의 대선후보 설문조사에서 “임명자가 누구이건 총장 임기는 존중돼야 한다”며 “총장 임기제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인데, 이를 신임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하지 않았다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검찰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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