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여행도 좋지만 무엇보다 투표가 중요하다”며 투표소를 찾았다. 생애 첫 대선 투표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자신의 한 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공항과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에 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3층에 위치한 사전투표소는 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 6시부터 유권자들이 대거 몰리며 북적였다. 시민들은 저마다 여행용 가방을 들고 3열로 줄을 서서 투표 차례를 기다렸다. 투표 대기시간만 40여분.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3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인천공항 투표소를 찾았다.
연예인들도 98세 할머니도 독도경비대원도…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전국 각지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왼쪽 사진은 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투표소에서 대선 홍보대사로 위촉된 산들, 진세연, 장나라, 정애리, 윤주상, 김연우(왼쪽부터)가 사전투표하는 장면이다. 같은날 제주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98세 홍순 할머니(가운데)와 독도 접안지에 마련된 임시 투표소에서 한 독도경비대원이 투표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5일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가까운 투표소 어디서나 신분증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 남정탁 기자, 제주·독도=연합뉴스 |
서울역 투표소도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이었다. 이모(25)씨는 “친구들과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 전에 미리 투표를 하려고 한다”며 “생각보다 줄이 길지만 이왕 마음먹고 왔으니 30분 정도 기다려서라도 투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림동 투표소를 찾은 이모(21·여)씨는 생애 첫 투표를 위해 귀향 일정을 늦췄다고 말했다. 이씨는 “연휴에 대구 고향집에 내려가는데 주소지를 서울로 옮겨놔서 대구에서는 투표할 수 없다”며 “어제(3일) 내려갈까 생각도 했지만 투표 때문에 일정을 하루 늦췄다. 홀가분하게 연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취업 준비로 연휴를 즐길 여유가 없는 최모(26)씨는 “고향인 창원으로 갈 수 없어서 학교 근처 투표소를 찾았다”며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열띤 분위기 속에 투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해프닝도 발생했다. 제주에서는 40대 여성이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A(43)씨는 이날 제주 봉개동 주민센터를 찾아 투표하던 중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적발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아 불편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공항과 기차역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서울과 달리 대구·대전·부산·광주·부산의 경우 공항과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았다. 전체 사전투표소 중 절반이 넘는 1817곳이 1층이 아닌 곳에 설치돼 장애인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범수·남정훈·이창훈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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