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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야는 한국의 차기 정부와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정책을 놓고 파열음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를 가정해 문 후보가 트럼프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트럼프가 문 후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미국에서 전혀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진보 매체인 ‘네이션’ (The Nation)은 6일(현지시간) ‘미국은 한국의 말을 들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센 회오리 바람이 불 것이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독립 국가인 한국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탐사 저널리스트인 팀 셔록이 작성한 기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문 후보가 집권하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이 ‘운전석’에 앉겠다는 것이고, 미국은 그런 문 후보의 입장을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네이션이 주장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방송인 폭스뉴스는 6일 “북한이 전운(戰雲)을 몰아오고 있는데 한국이 ‘햇볕’ (정책) 얘기를 꺼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폭스 뉴스는 이날 웹사이트에 게재한 카르롯 전략그룹의 대니얼 맥그로티 대표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개성 공단 확장 건설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맥그로티 대표는 “한국 대선에서 선두 주자가 개성 공단의 재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20배가량 확대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맥그로티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햇볕 정책’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6일 ‘스릴을 느끼게 하는 한국 대선’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문재인 후보가 북한이 핵무기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북한을 지원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간단한 아이러니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WSJ는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2000년대 중반에 북한에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1억 달러(약 1136억 원)를 지원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문 후보가 지금 다시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공약했다고 WSJ이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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