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인 USA투데이는 6일(현지시간) 한국 대선 이후 한·미 관계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문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는 대선 이후에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미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지만 한국의 새 대통령도 북한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정서 등으로 난국 돌파에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아슬아슬한 한국의 대선’이라는 사설에서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보수 우파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특정 후보에 쏠리면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드 배치 비용 부담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선은 물론 향후 한반도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문 후보를 돕고 한·미동맹 약화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는 진단이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이 목소리를 키우게 돼 사드의 한국 배치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케이블채널 폭스뉴스도 문 후보가 개성공단 재가동은 물론 20배가량 확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한국이 대북 정책을 리셋(재정립)하게 될까’라는 보도에서 문 후보가 햇볕정책으로 회귀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 후보가 부패 척결 공약과 개혁적 성향으로 인기를 끌지만 비판자들은 그의 대북 정책에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사드 배치 비용을 요구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회담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대선 정국에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 ‘트럼프 리스크’ 관리가 한국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과 사드 배치 비용 부담 요구 등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후보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미국과 마찰을 회피하기보다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좀더 갈등 관계를 보일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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