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야, 문·안 후보는 현실적 공약 많고 홍 후보는 효율성 강조
한국정치학회에 따르면 문 후보는 10대 공약의 2, 3번째에 정치 관련 공약을 내세웠고 10대 공약을 위한 212개 세부 공약 중 21개(9.9%)가 정치공약이었다. 공식 정책공약집에선 세부 공약 1424개 가운데 209개가 정치공약으로 전체의 14.7%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문 후보는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주장하면서 책임총리제 요소가 가미된 권력구조 개헌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파격적인 권력구조 개편보다 대통령의 권력남용을 억제하면서도 대통령제의 장점을 보완하는 차원으로 개헌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정치학회는 평가했다.
안 후보는 정치 분야 공약을 10대 공약 가운데 다섯 번째로 배치하고 10대 공약의 212개 세부 공약 중 26개(12.7%)를 제시했다. 정책공약집의 세부적 공약 1088개 가운데 정치 관련 공약은 61개(5.6%)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치학회는 안 후보가 통합정부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권력분산이라는 큰 틀에서 현실적 선택”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유 후보는 10대 공약 가운데 정치 관련 공약이 10번째에 위치했고 10대 공약 이행을 위한 35개의 이행 방법 가운데 4개(11.4%)에 달했다. 바른정당 공약집에서는 165개의 세부공약 가운데 정치 관련 공약은 12개(7%)였다. 심 후보는 10대 공약 가운데 ‘촛불혁명 완수하는 국민주권형 정치개혁’을 1순위로 내세웠고 10대 공약의 42개 이행방안 가운데 4개가 정치공약(9.5%)이었다. 정책공약집의 274개 세부 공약 가운데 정치공약은 29개(10.5%)에 이르렀다.
정치학회는 주요 후보들이 다양한 정치공약을 10대 공약이나 정책공약집의 앞 순위에 배치한 것은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르게 된 선거라는 시대적 특수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들 주요 대선후보의 정책공약집에 제시된 공약을 대표적인 매니페스토 평가지표인 SMART 지표로 이행가능성(각 지표당 5점 척도, 총 25점)을 평가한 결과 심 후보와 유 후보가 각각 평균 15.9점과 15.4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문(10.4점), 홍(13.6점), 안(13.2점) 후보는 평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심 후보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및 검사장 직선제 실시 △감사원 독립성·전문성 강화 △지방재정 확충과 지방분권 강화 등의 공약이 구체성과 측정가능성, 시간계획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선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꼽히는 문, 홍, 안 후보의 정치 분야 공약들이 이행가능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건 구체적인 기술보다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정확한 수치나 비율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정치학회는 분석했다.
정치학회는 그러면서 “문, 홍, 안 세 후보가 이질적인 계층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민들로부터 포괄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소속 정당의 정체성이나 자신들의 정치신념과 다른 공약을 시대적 과제 또는 국민들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교안보·남북 분야와 관련해선 문, 안 후보는 외교·남북 정책공약을 상대적으로 많이 제시한 반면 홍, 유, 심 후보는 국방안보 분야의 공약을 더 많이 약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별기획취재팀=김용출·백소용·이우중·임국정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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