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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투표 독려하랴, 부정 감시하랴…후보만큼 바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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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7 19:28:56 수정 : 2017-05-07 21: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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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선거 위해 쉴 틈도 없어요” / 선거지원단 새벽부터 동분서주 / 후보 현수막 바뀔 때마다 촬영 / 선거 뒤 비용 보전 증거 남겨놔 / 우체국, 선거 우편물 비상근무 / 관외 사전투표 용지 배송 마쳐 / 포털, 지도에 투표소 반영 작업 “우리 직원들은 휴일 그런 거 잊고 산 지 오래됐어요. 거리가 한산하니까 어린이날이란 걸 새삼 알게 되더라고요.”

지난 5일 인천 부평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만난 임소정(28·여) 지도·홍보계 주임은 이같이 말했다. 19대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앞당겨 치러져 선관위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전투표는 통신장비 등 살펴야 할 부분들이 워낙 복잡해 관리계 직원들이 오전 4시30분부터 나와 업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전 8시에는 서울지하철 1호선 부평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투표 독려 행사도 하고요.”

19대 대선 개표요원인 대학생 정해준(22)씨가 투표지 분류기 운용 연습을 하고 있다.
선거 유세기간 최일선에서 선거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이들은 선관위 지도계 선거지원단이다. 야전사령관 격인 박태순(47·여) 공정선거지원단 팀장은 “고1·고3 아들이 있는데 가정을 뒤로하고 공정선거를 위해 이 한 몸 불사르는 중”이라고 비장한 어투로 말했다.

박 팀장은 선거 당일인 9일 개표장소로 활용될 부평구 인천삼산체육관의 준비 상황을 보여주겠다며 먼저 차량 운전석에 올랐다. 박 팀장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누구라곤 말 못 하겠고, 며칠 전 저녁 때 어떤 후보가 한 백화점 앞에서 유세 예정이라고 해 비상 걸린 팀원들이 다들 현장 대기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후보가 유세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고 시민들에게 ‘안녕하세요!’ 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고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교차로 신호에 걸려 잠시 서 있는 사이 박 팀장이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저기 저 후보 현수막이 바뀌었어요. 새로 달아놓은 거네요. 선거 이후 일할보전 방식으로 해당 후보에게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렇게 늘 촬영을 해놓습니다.” 선관위가 출마한 후보에게 하루치 비용을 계산해 합산한 후 지급한다는 말이다. 가끔 정당에서 선관위에 비용을 청구할 때 비용을 과다 제출하는 경우도 있어 증거를 남겨 놓아야 한다고 박 팀장은 전했다.

임 주임은 “선거 당일에 개표 사무원만 380여명이고 소방서와 경찰서, 보건소에서도 현장 지원을 나올 예정”이라며 “한전에서도 혹시 모를 정전에 대비해 협조 요원들이 오니 다 합하면 부평구에만 개표 동원 인력이 500여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선거 우편물 특별 소통기간’을 정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관건은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투표한 시민들의 ‘관외 투표용지’를 투표자의 원래 거주지역 선관위로 배송하는 작업이다. 사전투표 첫날인 4일 투표함에 들어온 투표용지는 각각 봉투에 담겨 5일 1차 배송이 완료됐다. 5일 투표한 시민들의 투표용지도 7일 배송을 맡은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안전하게 선관위로 옮겨 9일 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는 사전투표용지 회송우편물 174만통, 투표 안내문 4260만통 등 선거우편물이 4739만통이 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대 대선 당일 개표 작업 준비를 마친 인천 부평구 삼산체육관 모습.
인터넷 포털 업체도 대선일이 임박하면서 바삐 움직이고 있다. 자신의 거주지 근처 투표소를 찾으려는 시민들이 포털사이트 검색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모 포털 업체에서 근무하는 김성훈(33·가명)씨는 19대 대선 사전투표를 앞두고 한 달 남짓 바쁜 일상을 보냈다.

“선거를 앞두고 지도 서비스에 투표소가 어디 있는지를 반영하는 업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확해야 하는 업무라 집중도도 높았죠.”

각 포털사이트는 매 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투표소 주소 데이터를 받은 뒤 지도 검색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 사전 투표소와 선거 당일 투표소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어 각 포털사이트는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씨는 “원래 맡은 업무와 별개로 투표소 정보를 입력하는 일을 추가로 맡게 되면서 한동안 야근 일수가 50% 정도 늘었다”며 “투표를 하려는 국민을 돕는 일이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사진=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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