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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후보 득표율 어디까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높은 득표율은 집권 이후 안정적인 국정운영 동력의 밑바탕이 된다. 반면, 지지율이 낮고 2위 후보와 미미한 격차를 기록할 경우에는 차기 정부가 정당성을 확보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대선 이후에도 탄핵 국면부터 이어진 정치적 혼란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경우는 2012년 18대 대선의 박근혜 후보(51.55%)가 유일하다. 1987년 치러진 13대 대선에서는 1위 노태우 후보의 득표율이 36.64%에 그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선이 사실상 5자구도로 펼쳐지는 점을 감안해 당선자의 지지율이 30%대 후반에서 40% 중반대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1, 2위 후보 간 득표수 차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200만표 이상으로 격차를 벌려야만, 집권 초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각 후보가 공약한 국정운영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표심의 주인공은 누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치며 갈 곳 잃은 보수층 표심의 향방은 막판 판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권교체를 요구해온 진보 성향의 유권자는 비교적 일찌감치 지지 후보를 결정했지만, 보수층은 여러 후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새로운 ‘보수 적통’의 출현을 기다리다가 결정을 미룬 보수층도 적지 않다.
보수층의 복잡한 심경이 대선 판세를 흔들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까지 가세한 ‘1강2중’ 구도로 탈바꿈했다. 깜깜이 국면에 돌입한 이후 보수층 표심이 홍, 안 후보 중 어느 쪽으로 이동했느냐가 대선 결과는 물론, 향후 정계개편의 규모와 방향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투표하세요”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아세아항공직업전문학교 학생들이 승무원 복장을 한 채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지역별·세대별 투표 전망
역대 대선에서 보수는 영남, 호남은 진보라는 공식이 깨진 적은 한 번도 없다. 양 지역은 적게는 70%, 최대 90%에 달하는 표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줬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TK(대구·경북)에서 80%대를,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서 9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달리, 영·호남 지역 대결구도가 흐릿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앞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호남은 30%를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20%대에 그친 영남권을 압도한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호남의 사전투표율에 자극을 받은 영남권 유권자들이 보수층 재결집에 박차를 가하면서 다시 지역별 몰표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대별 투표 흐름은 전형적인 ‘세대 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20∼40대 청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흐름이다. 반면 홍 후보와 안 후보는 모두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당일 지역별, 세대별 투표율이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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