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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말 들어주고 청년에 희망주는 대통령 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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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8 18:25:13 수정 : 2017-05-08 22: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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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바라는 새 대통령상 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유권자들은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꼭 투표하겠다”고 다짐했다. 생애 첫 투표를 하는 갓 스무 살 청년과 일자리 가뭄에 목마른 취업준비생(취준생), 사교육비에 허리 휘는 주부, 경제난에 힘겨워하는 중소기업 대표, 실향민 출신의 노인 등 서로 처한 형편과 사정은 제각각이었지만 하나같이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이었다. 민주 시민의 소중한 권리를 기꺼이 행사하겠다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새내기 대학생 배소연(20·여)씨에게 이번 대선은 각별하다. 이전에는 아무리 맘에 드는 후보가 있어도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던 답답함을 해소할 길이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배씨는 “과거엔 ‘나 하나 정치에 관심 가진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시위를 보면서 ‘국민이 적극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의사소통해야 정치가 바로 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바라는 대통령상’과 관련해 “대통령이 자신의 뜻과 다른 의견도 적극 수용하고 국정에 반영하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권력의 중심이라고 여기기보다 여러 공직 중 하나로 인식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청렴하고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끝이 안 보이는 청년취업난에 꿈마저 저당잡힌 취준생들도 이번에는 골방과 고시원 등에 박혀 있지 않고 적극 투표장으로 향하겠다는 기류다. 올해 1분기만 해도 공식 청년실업률이 10.8%에 달하는데,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은 청년들까지 합하면 실제 실업률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3년차 취준생 장모(28)씨는 “대학생 때는 누가 대통령이 돼도 큰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이제는 일자리 공약 등을 꼼꼼히 따져보게 됐다”며 “우리 청년세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끔 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간절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이연화(40)씨는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정부가 사교육을 받지 않고선 공교육을 따라잡기 힘든 교과과정을 만들어 놓은 게 현실”이라며 “학교교육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장의 바람직한 의견을 반영해 교육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대기업 협력업체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동(47)씨는 “각 후보가 다양한 경제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실감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며 조세와 경제 분야 정책을 중심으로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검토한 뒤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다음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진짜 고충을 겪는 분야가 무엇인지 간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줬으면 한다”며 “특히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서민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노인 유권자들도 정부의 배려와 관심을 요청했다. 북한이 고향인 민명기(80)씨는 “기초연금 확대 등 노인복지를 더 신경 써주고 주거지원 등 서민을 위한 대책을 튼실히 하면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며 “새 대통령은 통일을 앞당기는 데도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권재근·혁규 부자의 가족인 권오복(63)씨는 “매일 아침 소리를 지를 정도로 애가 타는 심정”이라며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는 정부를 소망했다. 그는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북핵 위협 등으로 안보 이슈에 관심을 보인 유권자도 상당했다. 중국 장기 출장을 앞둔 건설업체 직원 김모(30)씨는 “한반도 안보위기와 관련한 총체적 난국을 정밀한 외교력으로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현준·남정훈·김범수·이창수·배민영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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