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유권자의 힘을 보여주세요

말 많고 탈도 많았던 22일의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고, 이제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라 조기에 실시하는 보궐선거의 성격을 지닙니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쳐 탄핵에 이르는 과정의 혼란과 분열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뜻깊은 선거인데요.
유권자 4명 가운데 1명 가량이 사전투표를 한 것을 보면 이번 대선에 쏠린 관심과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다만, 과거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선거유세전을 지켜본 유권자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모순을 극복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 유권자들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더 냉정히 말해 이번 선택의 결과를 향후 5년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시민인 유권자들의 몫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유권자 개개인의 소신에 따른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성실하게 투표에 임해야 합니다. 혼탁한 세상을 바꾸는 힘은 바로 유권자들에게 있습니다.

'헬(hell)조선'이 '헤븐(heaven)조선'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까.

대한민국 향후 5년을 좌우할 운명의 날이 밝았다. 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9일 오전 6시를 기해 전국 1만39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앞당겨 치러지다보니 각 정당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조기 대선을 준비했으나, 본선에서 숱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아무래도 선거 준비기간이 짧은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구태에 유권자들은 후보를 제대로 평가하지도 못하고 이른바 '깜깜이 선거'를 하게 됐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작은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대선은 영남과 호남 등 지역감정과 진보와 보수 등 이념대결이 상대적으로 희석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다자구도가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혼탁한 세상 바꾸는 힘, 유권자들에게 있다"

또 이번 대선이 여느 선거와 다른 점은 통상적인 선거 공식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대 대선에선 후보들의 단일화 등으로 보혁구도가 형성됐다. 대선에서 치열한 이념적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고, 이는 선거 이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원내정당 소속 6명의 후보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 보혁구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희석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의 고질병으로 거론된 지역별 대립 구도와 이념 갈등 역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택의 결과, 향후 5년간 감수해야 하는 건 바로 '국민'

다만, 오는 10일 선거결과가 나오자마자 새로운 대통령이 바로 취임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두달여간 준비기간(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은 없다. 게다가 여소야대인 탓에 야당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한동안 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수도 있다.

향후 국정동력 확보도 여의치 않다. 누가 당선돼도 여소야대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9일 경기 고양시 신원초등학교에서 다리가 불편한 노인 유권자가 투표소 관계자의 도움을 받으며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이에 각 후보들은 통합정부, 개혁공동정부 등 협치를 내걸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처럼 숱한 난제를 안고 출범하는 차기 정부. 결국 유권자들이 12명의 후보 가운데 이같은 난제를 누가 과연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기표를 하는 수밖에 없다.

과연 우리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전국민의 눈과 귀가 투표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