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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와 만납시다] 쓸고 닦고…투표일 새 주인 맞는 청와대 앞은 '반짝반짝'

입력 : 2017-05-09 10:56:49 수정 : 2017-05-09 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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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좀 더 일찍 나와서 잘하도록 합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한창인 9일 오전 10시쯤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청와대 앞에서 서울 종로구청 청소행정과 이병대 주무관이 환경미화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앞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주위를 오가는 차량 검문은 한층 강화됐고, 경호원들의 눈빛도 날카로웠다.

 

9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서 서울 종로구청 환경미화원이 인도를 청소하고 있다.


종로구청 청소행정과는 10일 열릴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청와대 사랑채 인근 분수대 광장 미화작업을 진행했다. 최근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미세먼지 등으로 난간이 뽀얗게 변해 강력한 물청소기로 먼지를 씻어내는 작업이다.

살짝 난간에 기댔다가 옷에 묻은 먼지를 보고 놀란 기자에게 환경미화원들은 살짝 웃음을 보냈다.

담당구역인 청와대 인근을 항상 깨끗이 유지하지만 오늘만큼은 중요한 날을 앞둔 상황이므로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주무관은 “새로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다니 기쁘다”며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청소를 열심히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종로구청 환경미화원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 나라 안 다른 두 집회를 보고 늘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청년 실업 문제도 해결하며, 국민 소득도 올려서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거듭나길 바라는 게 이들의 속마음이다.

지난해 탄핵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 등을 거치면서 청와대에는 사실상 주인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환경미화원들의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자기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나라에 어떤 일이 있든 같은 상황을 유지하는 게 미화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 환경미화원이 청와대 사랑채 인근 난간을 물청소하고 있다. 청와대로 들어가는 문이 난간 사이로 보인다.


“고생하셨습니다!”

분수대 근처 청소가 끝나자 환경미화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내일 조금 더 일찍 나와서 미화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는 새 대통령은 10일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할 전망이다. 인수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후보들은 국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취임선서를 하는 쪽으로 무게를 기울이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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