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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형 중립화"… 마크롱 ‘총선 승부수’ 통할까

입력 : 2017-05-10 09:00:00 수정 : 2017-05-09 2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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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바꾸겠다”… 2단계 개혁 착수 / 좌·우 모두 아우르고 중도파 규합 / 577개 선거구 모두 후보 낼 계획 / 절반은 여성, 절반은 정치신인 / 대선 결선 백지투표·무효표 변수 / 기존 정치와 격돌… 낙승 쉽지 않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해 “얼굴을 바꾸겠다”(change the face)며 ‘개혁 2단계’에 착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마크롱이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과반 의석을 얻기 위해 중요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당선자가 1년여 전 창당한 ‘앙 마르슈’(전진)는 이날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로 당명을 바꿨다. 하원 의석이 전무하지만 총선에서 577개 선거구 모두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AFP통신은 “대선에서 이겼지만 변수가 늘어났다. 총선에서도 낙승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랑드와 첫 공식 일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왼쪽)가 8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2차대전 참전용사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 행사 참여는 마크롱 당선자의 첫 공식 일정이다.
파리=AFP연합뉴스
◆“여성+정치신인=총선 후보 577명”

앙 마르슈의 리처드 페랑 선거본부장은 이날 파리에서 당명을 바꾸고 “마크롱 당선으로 정치 지형 재편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좌도 우도 아니다. 총선은 대선 승리의 두 번째 단계”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당선자는 평소 ‘프랑스 정치는 너무 식상하고 공허하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좌와 우를 모두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페랑 본부장은 밝혔다.

앙 마르슈는 6월 11일과 18일 열리는 총선에서 577개 선거구 절반에 여성을, 나머지 절반에는 지역의 정치신인을 후보로 내세울 계획이다. 공화당과 사회당 등 기성정당 출신도 일부 있지만, 프랑스 정치에서 수십년간 좌우를 가른 두 정당과 연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577명 명단은 오는 11일 확정지을 방침이다.

마크롱이 바라는 앙 마르슈의 미래는 ‘프랑스 공화당의 가치를 가진 진보주의자 가족’이라고 AFP는 전했다. 그는 정치 스펙트럼의 양끝에 도사린 중도 세력을 규합해 전반적인 정치 지형을 중립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백지투표 변수, 극우세력·기성정치와 대격돌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 열망과 극우 후보에 대한 반감으로 마크롱 당선자가 엘리제궁에 입성하게 됐지만 총선은 다른 양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대선 결선에서의 낮은 투표율이 변수로 꼽힌다. 25%가 넘는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마크롱 당선자의 지지율은 절반에 못 미친다.

400만표가 넘는 백지투표와 무효표도 걸림돌이다.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의 8.5%는 용지에 아무런 표기를 하지 않았고, 3%가량은 무효표였다. AP통신은 투표 직전까지 ‘극우 후보에 투표하지 않겠지만 마크롱을 지지할 수도 없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고 백지투표 현상을 진단했다.

대선 득표 결과 마크롱 당선자는 파리에서 90%가량 몰표를 받는 등 도심에서 낙승했다. 반면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는 지방에서 대부분의 표를 거둬들였다.

앙 마르슈가 지역의 정치 신인을 총선 후보로 대거 등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방의 경우 충성도가 강한 극우 정당의 후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앙 마르슈는 하원 500석 가까이 차지한 공화당·사회당과 연합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기존 정치 세력과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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