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서 발군의 존재감 보여 / 기성정당 비해 약한 조직력 한계 당선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완주가 더 빛났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도전은 진보정당의 새 희망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올해 초 2∼3%대에 머물던 심 후보의 지지율은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가파르게 상승하다 이달 들어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를 넘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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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회 밝히는 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를 방문해 방송사 출구조사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심 후보의 존재감은 TV토론에서 두드러졌다. 여느 때와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TV토론이 판세를 흔들 만큼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TV토론을 보고 후보를 선택했다”고 응답할 정도였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매체 노출 기회가 적었던 심 후보는 발군의 토론 실력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야권 성향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심 후보는 수차례 제기된 사퇴 가능성에 대해 “대선은 5자 구도로 끝까지 치러질 것”이라며 “가장 바람직한 구도는 심상정 대 문재인 구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당당함은 높은 득표율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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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먹여주는 沈 정의당 심상정 후보(왼쪽)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열린 투표독려 페이스북 라이브 행사에서 식사를 하며 한 네티즌에게 쌈을 먹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럼에도 이념 대결 프레임 속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진보정당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풍토는 심 후보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선 레이스 종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뒷심이 강해지면서 ‘어대문’이 흔들리자 진보 성향 지지층은 문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성 정당에 비해 조직력이 강하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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