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9일 ‘운명의 날’을 맞아 오전에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하늘의 뜻’을 담담히 기다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부인 김정숙씨와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문 후보는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중학교에서 투표를 마쳤다. 그는 “이번 선거는 1700만 촛불이 만들어낸 촛불대선”이라며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결의가 만들어낸 선거다. 투표해야만 그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택 근처인 서울 송파구 송파문화원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부인 이순삼씨와 함께 찾은 홍 후보는 “한 달 동안 내 모든 것을 걸고 국민 앞에 공개해서 심판을 받도록 했다”며 “이제 국민들의 심판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김미경씨, 딸 설희씨와 함께 투표를 마쳤다. 그는 “많은 분이 꼭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길 바란다”며 “그것이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동구을이 지역구인 유 후보는 동구 반야월농협 용계지점의 투표소에서 부인 오선혜씨와 함께 한 표를 행사했고, 심 후보는 남편 이승배씨와 경기 고양시 신원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왼쪽), 딸 설희씨(오른쪽)가 19대 대선 투표일인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제7투표소인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에서 투표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해 공을 들였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강 체제’를 구축했지만, 끝날 때까지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며 스스로 경계심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모습도 엿보였다.
‘텃밭’인 영남권과 보수 성향의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한국당은 이날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바른정당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 상황을 지켜보며 유권자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지상욱 선대위 대변인단장은 논평에서 “우리의 미래를 바꾸길 원하는 모든 유권자가 투표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기대한다”며 최근 지지율 상승세 속에서 끝까지 ‘소신투표’를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정의당 노회찬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이제 미래를 위해 심상정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출구조사 1등 문 후보는…‘깜짝 등산’, ‘생방송 인터뷰’ 등
이날 당선이 확실시되는 문 후보는 투표를 마치고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 들어갔다가 잠시 뒤 주황색 등산복에 노란색 등산화를 신고 나와 ‘깜짝 산행’에 나서기도 했다. 부인 김씨와 자택 뒤편 야트막한 산으로 발길을 돌린 문 후보는 정상에 오른 뒤 바위에 걸터앉아서 상념에 잠긴 듯한 모습도 보였다. ‘선거운동도 끝나서 홀가분할 것도 같고 맘이 더 무거울 것 같기도 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 후보는 당선되더라도 즉시 국정운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하나도 홀가분 안 합니다”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문재인 TV’ 인터넷 생방송에도 출연해 ‘몇 번에 투표하셨느냐’는 질문에 “제가 말하면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고 웃으면서도 “많은 국민이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주시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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