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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몰표 현상 약화… 지역 대결에서 세대 대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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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0 00:40:02 수정 : 2017-05-10 04: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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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현황 분석해보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자의 승리로 끝난 19대 대선에서 문 당선자는 전국에서 골고루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던 영·호남의 몰표 현상이 상당히 완화된 것이다. 어떤 지역에서도 특정 후보에게 3분의 2 이상의 표가 몰리지 않았다. 완화된 지역주의 대신 ‘세대 갈등’이 새로운 투표 성향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일보가 9일 오후 11시15분 현재 개표현황을 분석한 결과(전국 득표율 21.2%) 문 당선자는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 경북, 경남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던 호남 3개 시도(광주·전북·전남)는 물론 고향 부산과 울산에서도 1위를 달렸다. 영남과 호남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한 번도 비(非)보수 후보에게 1위 자리를 주지 않았던 부산과 울산에서 문 당선자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지역갈등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산에서 문 당선자는 개표율 17.8% 기준 37.6%의 득표율을 기록해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33.9%)보다 앞섰다. 울산에서도 문 당선자는 개표율 20.3% 기준으로 36.7%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도 문 당선자는 개표율 28.3% 기준 34.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TK(대구·경북)와 경남에서는 홍 후보가 1위지만 5년 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보다는 저조했다. 홍 후보는 대구(개표율 30.1%)에서 48.0%, 경북(개표율 100%) 54.6%로 5년 전 박 후보의 80%대 득표율에 못미쳤다. 경남에서는 개표율 29.8% 기준 39.1%로 문 당선자의 36.2%와 불과 2.9%포인트 차이였다.

문 당선자의 호남 득표율에서도 지역구도의 완화를 엿볼 수 있다. 문 당선자는 광주(개표율 16.2%)에서 58.2%, 전북(개표율 28.8%)에서 63.6%, 전남(개표율 32.6%)에서 57.9%의 득표를 기록했다. 5년 전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설 때 호남에서 90%대를 전후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에 비하면 몰표현상이 크게 이완됐다. 중도 표심을 공략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영·호남에서 일정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몰표 완화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호남에서 적게는 25%, 많게는 3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문 당선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영남에서도 15%대의 득표율을 차지해 어느 지역에서도 한 후보가 3분의 2 이상의 득표율을 차지하지 않도록 막았다.

하지만 세대별로는 뚜렷하게 투표성향이 갈렸다.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0.8%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당선자는 20대에서 47.6%, 30대에서 56.9%, 40대에서 52.4%를 기록했다.

반면 60대에서는 홍 후보가 45.8%, 70대 이상에서는 홍 후보가 50.9%로 1위를 차지했다.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았던 50대에서는 문 당선자 36.9%, 홍 후보 26.8%였다. 20대에서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13.2%를 기록하며 홍 후보(8.2%)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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