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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눈물짓게 한 '생애 마지막 투표를 위해 연습한 할머니'

입력 : 2017-05-10 11:37:33 수정 : 2017-05-10 1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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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96세의 여성이 대통령선거를 치르려고 ‘투표 연습’을 한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을 감동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이기도 한 이 할머니의 사연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커뮤니티에는 ‘96세 어머니 투표 연습’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시됐다. 이 글의 필자는 “96세 어머니가 어쩌면 당신 생애의 마지막일 수 있는 대통령선거 투표를 연습한다”고 소개했다.

어머니의 연습에 온 식구가 출동했다. 필자의 동생은 흰 종이에 자를 대고 꼼꼼하게 투표용지 모양을 그려 어머니에게 내밀었다. 투표소에서 당황하지 않고 문 대통령을 찍을 수 있도록 실제 용지와 같이 모든 후보의 기호와 이름도 넣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여성이 대통령선거 투표용지를 본뜬 종이에 기표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필자의 어머니는 꼼꼼하게 연습했다고 한다. 무효표로 만들지 않으려고 “금 안에다 꼭 찍어야지. 한가운데 딱 찍어야지. 금 밖으로 나가면 안 돼”라고 되뇌며 볼펜을 거꾸로 잡고 연습을 거듭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 여성은 “요새 날마다 마당 석류나무에 물을 주면서 문재인씨 대통령 되게 해달라고 빌고 있다”며 “나는 문재인이라고도 안 해, 꼭 문재인씨라고 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 1번 찍게 해달라고, 석류님네 꼭 문재인씨 되게 해주라고 오늘도 두 번 세 번 빌었다”고 간절한 마음을 나타냈다.

필자는 어머니가 자식들한테 정치 교육을 받은 분이 아니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히려 “자식들이 올바른 지도자를 알아보도록 교육시킨 어머니”라며 어렸을 적 얘기를 들려줬다. 어린 시절 필자는 갑작스레 추워진 아침에 “추워”라고 엄살을 부렸더니 어머니는 “죄 없이 감옥 가서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갇혀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춥겠느냐”며 다그쳤다고 한다. 

평상시에도 어머니는 박정희 독재정권 아래 무고하게 옥고를 치러야 했던 정치범과 사상범, 양심수들을 애통해 했다고 한다. 

96세 여성이 지난 5일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1번 기호를 상징하는 '엄지 척' 자세로 인증샷을 찍고 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이 여성은 지난 5일 사전투표를 마치고 인증샷도 찍었다고 한다. 필자는 “그날은 (어머니가)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평소 입던 일 바지 대신 어버이날이라고 새로 사드린 바지를 입고 석류님네(마당의 석류나무)한테 빌었다”며 “선거일이라고 정성으로 의관 정제를 하셨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글이 올라온 날 투표 연습을 하고 있는 할머니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그는 “압도적 지지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전국 방방곡곡 국민의 염원과 노력이 눈물겹다”며 “제 어깨가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96세 어르신의 사연을 접하고 울컥했고, 기표 실수 안 하시려고 미리 투표용지를 만들어 연습하시는 장면, 그 절박한 얘기를 듣고 울컥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할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며 "어르신, 다음 대선 때도 한 표 부탁드려요",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감동받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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