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도 완화·세대 대결 뚜렷/ TK·경남 제외 14곳서 1위 차지… 1342만표 얻어 2위와 557만표差 / 중도 표방 安에 보수 표심 이동… 洪, 텃밭 TK 조차 과반 못 얻어 / 보수성향 강남3구서도 文 지지 / 세대간 지지층 극명… 변수 부상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 과정에서 지역주의 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대선 때마다 되풀이됐던 영·호남의 몰표 현상이 상당히 완화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역주의가 완화된 대신 ‘세대 갈등’은 여전히 어느 정도 변수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 최종집계한 19대 대선 개표 결과 문 대통령은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 경북, 경남을 제외한 14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 진보정당의 텃밭인 호남뿐 아니라 보수정당의 홈그라운드인 부산과 울산에서도 승리했다. 문 대통령은 경남도에서 도지사 출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불과 0.5%포인트 뒤처치는 선전을 펼쳤다. 불과 만여 표차이였다. 사실상 이번 대선에서 전국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문 대통령의 소속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색깔인 파랑으로 물들어진 셈이다. 전체 투표 차이에서도 문 대통령은 1342만표를 얻어 2위 홍 후보의 785만표에 비해 557만여표 앞서며 역대 최다득표차로 당선된 대통령이 됐다. 이전 최다득표차는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간 531만표 차이였다.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홍 후보는 과반득표를 기록하지 못했다.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80%대의 높은 득표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득표율이다. 홍 후보의 막말 논란 등으로 보수층 결집이 박 전 대통령때보다 이뤄지지 않은 데다 문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20%대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표심을 일부 끌어올 결과로 해석된다. 진보진영의 텃밭인 호남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일정 부분 표심을 잠식하면서 문 대통령이 예전만한 몰표를 얻지는 못했다. 이 지역에서 문 대통령은 60%대 전후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5년 전 대선 결과와 비교해 보면 보수층 분열이 문 대통령 당선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18대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선 문 대통령은 1469만표를 얻었다. 5년 전에는 양자구도였고, 이번 대선은 5자구도로 치러진 것을 감안해도 문 후보 지지층이 줄어들지도, 늘어나지도 않은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5년 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에서 39.8%의 득표율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부산에서 38.7%, 울산에서 38.1%의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1위를 차지했다. 홍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20%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표를 나눠 가진 탓이다. 홍·안 후보는 치열한 2위 경쟁 끝에 전체 득표에서는 홍 후보가 24.0% 2위, 안 후보가 21.4%로 3위를 차지했는데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수도권에서는 안 후보가 홍 후보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뚜렷하게 투표성향이 갈렸다.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20대에서 50대까지 1위를 기록한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홍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전북에서 64.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이어 광주(61.14%) 전남(59.87%) 등 호남권 지지율이 높았다. 서울에서는 42.34%를 득표했는데 보수층 지지가 높은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도 문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 기초자치단체 기준으로는 전남 순천시가 67.8%로 가장 높았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