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의대 교수들이 부족 할례로 17년 전 성기 잃은 한 남성에게 최근 이식 수술을 성공리에 마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수팀은 3년 전, 음경암으로 성기를 불가피하게 절단했던 21세 남성에게도 이식 수술을 한 경험이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IB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남아공 스텔렌보스 의대의 반 더 머위 비뇨기과 교수가 이끄는 수술진이 한 달 전쯤 10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40세 남성의 성기를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텔렌보스 의대 교수들이 부족 할례로 17년 전 성기 잃은 한 남성에게 최근 이식 수술을 성공리에 마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스텔렌보스 의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은 남아공 소수 부족 출신이며, 17년 전 할례 때문에 성기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나와 있지 않으나 IBT는 “일부 부족 사회에서는 할례가 여전히 횡행한다”며 “케이프주 동부 지역에서만 매년 할례가 50여건 정도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기증자는 백인 남성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들이 더 주목하는 이유다.
반 더 머위 교수팀이 3년이나 흘러서야 두 번째 수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기증자가 그만큼 없어서다. 기증자를 구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도 않는다. 기증자 성기와 수혜자의 신체가 잘 맞아야 한다. 혈관과 근육 조직 등이 완벽에 가깝게 일치해야 향후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2014년 수술 당시에는 9시간 정도 걸렸으나 이번에는 1시간 정도 더 길게 수술이 진행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텔렌보스 의대 교수들이 부족 할례로 17년 전 성기 잃은 한 남성에게 최근 이식 수술을 성공리에 마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스텔렌보스 의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반 더 머위 교수와 함께 수술팀을 이끈 알렉산더 췰케 박사는 “혈관과 신경 등을 연결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초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환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게 혈액 흐름을 좋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환자는 3개월 안에 정상적으로 발기할 수 있으며, 6개월이면 소변도 혼자 보게 되는 등 기능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다고 수술팀은 밝혔다.
남성의 사연이 뒤늦게 공개된 건 경과를 수술팀이 지켜봐야 하며, 성공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회복 속도도 빠르고 거부반응은 아직 없다는 게 반 더 머위 교수의 설명이다.
반 더 머위 교수. 남아공 스텔렌보스 의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3년 전 수술받았던 이와 관련해서 반 더 머위 교수는 “모든 일상생활 소화가 가능하다”며 “이따금 그가 성기 이식 수술을 받았는지 조차 잊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다만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났어도 이들은 평생 면억 억제 반응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반 더 머위 교수는 “생소한 탓인지 성기 기증자는 거의 없는 편”이라며 “생각과 달리 성기도 신장이나 기타 장기들처럼 쉽게 기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