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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외교관, 탈북하려고 대사관에 전화하자…“업무 끝났으니 나중에 다시하라”

입력 : 2017-06-09 18:24:42 수정 : 2017-06-12 19: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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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北 외교관 한진명씨 밝혀

베트남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하기 위해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었으나 “업무가 끝났으니 나중에 전화하라”는 답변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1월 입국한 한진명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은 9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북한 사람이다’라고 하자 대사관 직원에게서 ‘근무시간이 끝나 담당 직원이 퇴근했으니 나중에 다시 걸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베트남주재 북한대사관에 근무하다 2015년 한국으로 망명한 전 북한 외교관 한진명씨.

한 전 서기관은 “북한대사관에서 업무시간에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 수 없어서 오후 5시 업무가 끝난 뒤 대사관 밖으로 나가 행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었다”며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다른 사람 휴대전화를 빌려 어렵게 전화했는데 그렇게 말하니 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 차례 그런 일이 있은 뒤 호찌민을 거쳐 인접국인 라오스로 가기 위해 심야에 북한대사관을 빠져나왔다”며 “그런데 장거리 버스가 끊겨 택시기사의 휴대전화를 빌려 한국대사관에 전화하니 마침 전화를 받아 다행히 한국에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 전 서기관이 망명한 2015년 1월은 최순실씨 추천 논란이 있었던 전대주 전 대사가 특임공관장으로 재임한 시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탈북자의 입국 과정은 보안 사항이라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5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 전 서기관은 공군사령부 무인기중대에서 병역을 마친 뒤 평양외국어대 프랑스어과 6년 과정과 김일성종합대 프랑스문학과 5년 과정을 마치고 북한 외무성에 들어갔다. 한 전 서기관 망명은 세계일보가 2015년 1월 21일자 1면에 ‘駐베트남 北 외교관 망명’이라는 제하로 특종보도(사진)한 바 있다.

한 전 서기관은 7일 세계일보 평화연구소 주최 통일지도자아카데미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살해 등 외국대사관에 파견 나가 있는 요원들은 대부분 외무성이 아닌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소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이 2014년 국내외 북한 주민에게 2명 이상 모여서 음주하지 말라고 금주령을 내렸다”며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단속에 걸리면 요절이 나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는 가정 내 컴퓨터 데스크톱을 없애는 운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 전 서기관도 아내가 엘리트 부인들과의 대화 도중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족 이야기를 했다가 국가안전보부(현 국가보위성) 요원에 감지돼 해외 파견은 물론 패가망신당할 뻔한 사연을 털어놨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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