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B씨는 수개월간 노력 끝에 최근 한 독거노인을 설득해 요양병원에 입원시켰다. 치매로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데다 식사도 거르는 경우가 많아 우려가 컸다. ‘이제 됐구나’ 싶었지만 끝이 아니었다. 입원한 노인이 “돈이 아깝다”며 병원비 납부를 거부하고 퇴원을 계속 요청했기 때문이다.
B씨는 “방임이 심각해 시간이 지나면 위험해질 것이 뻔하지만 본인이 개입을 끝까지 거부할 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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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서울 용산구의 김현미(가명)씨 집 안팎에 쌓인 쓰레기를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치우고 있는 모습. 용산구 제공 |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차례 이상 정신질환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686만3500명)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였다. 경제적인 문제나 인간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정신질환 유병률도 높아지는 만큼 노인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사회복지사가 정신질환자를 마주할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는 관련 매뉴얼을 통해 △방문 중 신변에 위협을 느끼면 지체없이 벗어날 것 △동료 직원과 동행할 것 △위험한 사례자를 처음 방문할 때에는 경찰의 협조를 구할 것 △가능한 한 밝은 시간대에 방문하고 어두운 장소를 피할 것 등의 지침을 전달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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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기존에도 해야 하던 업무였지만 적극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사업 초기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인력의 업무 연속성과 민간 자원의 연계성이 높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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