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영천 농장 주변 토양서도 DDT 검출

“과거 과수원 … 사용금지 이전 쓴 듯” / 재배작물에서는 성분 검출 안 돼… 닭이 흙 섭취하며 오염된 것 추정

닭과 달걀에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성분이 검출된 경북지역 2개 산란계 농장의 토양과 주변 농경지 토양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 정부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농약 성분 긴급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8일 살충제 달걀과 관련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DDT 성분이 검출된 경북 경산시와 영천시 농장의 토양과 반경 100 주변 농경지 토양에서도 DDT 성분이 검출됐다고 28일 밝혔다. 농업용수와 식물체, 사료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농진청의 조사 결과 경산시 산란계 농장의 닭 방사장 토양에서는 DDT가 0.163㎎/㎏, 반경 100 이내 농경지에서는 최고 0.539㎎/㎏이 각각 검출됐다. 영천시 농가의 방사장에서는 0.469㎎/㎏, 반경 100m 이내 농경지에서는 최고 0.465㎎/㎏이 각각 나왔다.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농장 및 인근 농경지가 과거 과수원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DDT 사용이 금지된 1971년 이전에 사용된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닭의 경우 직접 소화를 위해 흙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DDT에 오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DDT가 물에 잘 녹지 않고 토양 흡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물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작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오는 10월까지 농경지와 그 주변 토양과 지하수에서 DDT 등 농약 성분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조사하고, 고농도 오염이 발견되면 토양정화나 지하수 음용 금지, 대체 취수원 개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조사 결과를 토대로 DDT를 비롯한 농약성분에 대해 잔류성유기오염물질 환경기준과 토양·지하수 관리기준을 설정할 방침이다.

이정우·윤지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