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치밀한 준비가 필수다. 예매 오픈 30분 전 미리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점검해야 한다. 구단 홈페이지를 찾아 지정된 예매처에 미리 접속해 놓는 것은 기본이다. 카드결제를 위해 필요한 부가프로그램도 미리 깔아놓아야 한다. 여기에 예매처 홈페이지의 시각도 체크할 필요도 있다. 가끔 휴대전화 시계와 예매처 서버 시계가 시각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만 믿었다가는 1~2분 차이로 원하는 자리를 놓칠 수도 있다. 숨죽이며 기다리다 정해진 시간이 되는 순간, 헛손질하지 않고 마우스로 정교하게 ‘광클릭’을 해 원하는 티켓을 구하면 ‘예매전쟁’의 승리자가 된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
프로야구는 올 시즌도 2년 연속 관중 8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아 매 경기 이런 예매전쟁이 펼쳐진다. 가능한 한 좋은 자리에서 내 팀을 응원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야구팬들의 심정. 그러다 보니 시야도 좋고 응원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명당 자리는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시야가 좋고 응원단장, 치어리더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자리가 명당 자리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야구장 명당 위치와 예매전쟁 승리 팁이 공유되기도 한다.
최근 구단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특별석’ 티켓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특별석은 친구나 가족과 먹고 마시고, 연인과 함께 오붓한 데이트를 하는 즐거움을 가미했다. 대표적인 곳이 SK 와이번스의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바비큐존’이다.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준비돼 있고 바비큐에 필요한 장비는 구장에서 대여해준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삼겹살을 즐기다 중요한 순간이 되면 언제라도 일어나 함께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구조다. 야구를 제대로 관람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외야 쪽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주말이나 빅게임의 경우에는 역시 ‘광클릭’이 필수다.
한화이글스파크 라운지석 |
사직구장 로케트배터리존 |
마산야구장 다이노스매트리스석 |
수원 kt위즈파크에 설치된 ‘5G존’에서는 이동통신 기업인 모기업의 장기를 살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활용한 체험이 가능하다. 관람객은 전망대 형태의 관람구역에서 홈플레이트 뒤편, 응원단상 등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가상현실(VR) 카메라를 통해 360도 VR로 경기를 볼 수 있다.
◆편안한 좌석에서 오직 야구만 즐기는 프리미엄석
물론, 특별석 중에는 예매전쟁에서 한발짝 비켜선 곳도 있다. 조금 비싸지만 최상의 환경에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프리미엄석이다. 주로 야구장 내에서 가장 시야가 좋고 선수들의 모습을 가깝게 볼 수 있는 홈플레이트 뒤편에 프리미엄석이 설치돼 있다. 과거에는 구단 VIP나 언론 등에만 허용됐던 곳이지만 이제는 팬들의 공간이 된 장소다.
고척돔 로얄 다이아몬드 클럽. |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스카이박스 테라스석 |
이처럼 야구장이 단순한 스포츠 경기장을 넘어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야구팬이 아닌 이들도 야구장을 찾는다. 이들은 세 시간 동안 맘껏 환호하는 독특한 경험을 통해 열성 야구팬이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관람객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구단들은 앞다퉈 독특한 관람석 도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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