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간이 길어지면 가계의 소비지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은퇴 후 17년이 지나도 소비 수준이 은퇴 직후 1년의 79%나 됐다. 미국은 은퇴 후 5~6년이 경과한 뒤의 소비지출액이 은퇴 직전 대비 약 85% 수준으로, 역시 감소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은퇴를 하고 나면 보통 근로나 사회활동과 관련한 차량유지비, 경조사비, 외식비, 통신비 등의 항목에서 지출이 감소한다. 연금 등 사회보험료로 나가는 돈도 줄어든다. 그런데도 은퇴 후 소비액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은퇴하고 난 뒤에도 한동안 증가하는 교양오락비와 은퇴 후 계속해서 늘어나는 보건의료비 때문이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다음으로 보건의료비 역시 은퇴 후 지출이 늘어나는 항목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진료비가 65~74세는 55~64세의 1.6배, 75세 이상은 2.5배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했다. 건강할 때부터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의 생활습관을 들여 노후 의료비 지출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큰 병에 걸리고 나면 더 이상 보건의료비 지출을 억제할 수 없는 만큼, 아직 보험료가 저렴할 때 건강보험 등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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