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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내리는 눈이 야속해… '설전(雪戰)' 시작

입력 : 2017-12-18 19:06:36 수정 : 2017-12-18 19: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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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결항·교통사고·정체… 곳곳서 대설 피해 속출 / 시민들 출근길 큰 불편 / 김포 한강로 등서 4중 추돌 사고… 국제선 100편 가까이 지연 운항 / 출근시간 2∼3배 걸려 ‘역대급 지각’… 행인들도 빙판길 넘어지기 일쑤 경기 용인 수지에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으로 출근하는 김모(42)씨는 18일 평소보다 30분 이른 오전 6시30분쯤 자가용을 몰고 집을 나섰다. 
서울에 올겨울 첫 대설주의보가 내린 18일 서울 양천구 목마공원삼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하상윤 기자

새벽부터 눈발이 날렸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빨리 출발해 제시간에 회사에 도착하겠거니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눈발은 점점 굵어졌고 도로는 주차장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오전 10시에야 출근했다.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렸다. 김씨는 “중요한 회의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길이 미끄러워 차들이 서행하는 데다 다들 지각하지 않기 위해 끼어들다 보니 정체가 더 심해진 듯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월요일 출근길, 큰눈이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단단히 잡았다.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 올겨울 첫 대설주의보가 발령됐고 본격적인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쯤 눈이 펑펑 쏟아지면서 거리 곳곳이 몸살을 앓았다. 행인들은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고, 차량들은 거북이운행을 이어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눈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집중돼 오후 4시 현재 서울에는 5㎝의 눈이 쌓였고 경기도 양평 10.5㎝, 성남 4.8㎝, 여주 2.2㎝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올겨울 들어 서울에 첫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도로 위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서울 등 수도권에 폭설이 내린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눈을 치우는 길을 조심스레 걷고 있다.
이제원기자
이날 출근시간이 평소보다 2~3배가량 더 걸렸다는 직장인들이 속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출근길 폭망’, ‘역대급 지각’ 등 눈과 관련된 사진과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며 택시를 탔다는 강모(32)씨는 “평소에 40~50분이면 도착하던 거리였는데 1시간30분이나 걸렸다. 택시비가 5만원이나 나왔다”고 울상을 지었다.

자가용을 포기한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지하철, 버스는 평소보다 훨씬 붐볐다.

경기 안양에서 서울 광화문 인근의 회사에 광역버스로 출근하는 박모(30)씨는 “보통 자리에 앉아서 오는데 오늘은 승객이 많아 내내 서서 왔다”고 말했다.

회사원 송지현(26·여)씨는 “지하철로 내려가는 계단에 눈이 쌓여 계단을 내려가는 데도 한참이나 걸렸다. 하필 치마에 구두를 신고 나와서 넘어질까 봐 더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배달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은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았다. 종로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채모(69)씨는 “아침 9시쯤 오토바이 배달을 나갔다가 곤욕을 치렀다. 중간중간 오토바이 바퀴가 헛돌면서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에 폭설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인근도로에서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폭설로 인한 비행기 결항·지연과 교통사고도 잇달았다. 이날 오전에만 김포공항에서 출·도착하는 국내선 항공기 10편이 결항했고 국제선은 인천국제공항까지 합치면 100편 가까이 지연됐다. 제주도 여행을 위해 김포공항을 찾은 조모(32)씨는 “연차 소진을 겸해 큰마음 먹고 여행을 결정했는데, 여행 첫날부터 항공기가 결항돼 속상하다”며 “렌터카 및 숙소 예약도 다 다시 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강남대로 신논현역 부근에선 눈길에 미끄러져 승용차 추돌사고가 있었고 김포 한강로에서는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또 올림픽대로와 강서구 화곡역 인근에선 제동이 제때 안 돼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이날 큰 불편을 초래했던 눈은 19일에는 일단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20일 늦은 오후 경기도 서해안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20일 오후 경기도 서해안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해 밤사이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전라도로 확대될 것”이라며 “눈 구름대가 넓은 영역에서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보여 제법 많은 양의 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남정훈·이창수·윤지로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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