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건강한 성인의 장에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병원 감염의 원인균이 될 수 있다. 이 균은 혈액과 비뇨기뿐만 아니라 호흡기로도 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의 손을 통한 감염도 보고된 적이 있다. 질본은 현재 3명에게서 나온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동일 종인지 여부를 밝히는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 압수수색 신생아 4명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양천구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위생복 차림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균 감염이 숨진 아기들의 상태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일반적인 호흡기에 의한 감염이 아닌 균이 혈액 내로 직접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이들 4명 모두 ‘완전 정맥 영양’(아기의 주수와 영양 상태에 따라 영양 조성을 달리한 수액)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과정에서 세균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외국 논문에 따르면 수액을 통해 신생아가 세균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이 12건 보고돼 있다”며 “수액을 처음 만든 단계에서 조제, 투약까지 전 과정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9일 오후 서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
경찰은 보건당국 조사 결과 사망 신생아 4명 중 3명이 그람음성균에 감염된 점이 확인된 만큼 치료 과정에서의 감염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에 일단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족들의 오열 속에 연쇄 사망한 신생아 4명에 대한 장례가 치러졌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보고를 통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국 모든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해 연내에 긴급 실태조사를 하고 사망 원인이 규명되면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남정훈·이현미·김희원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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