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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집무실서 MB와 독대 … 국정원 특활비 상납 직접 보고”

입력 : 2018-01-16 21:53:27 수정 : 2018-01-17 00: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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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前 국정원 기조실장 진술 … 급물살 타는 검찰 수사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 수억원을 상납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 측은 “허무맹랑한 내용”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검찰과의 전면전도 불사할 뜻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핵심 관계자로부터 국정원 자금의 청와대 제공에 관한 보고를 받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주성(71)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소환조사에서 “2008년 이 전 대통령을 청와대 집무실에서 독대한 자리에서 국정원 자금의 청와대 상납 사실을 직접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MB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77)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국정원 특수사업비 2억원을 직접 건넨 뒤 이 사실을 이 전 대통령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이 먼저 국정원 측에 자금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돈이 청와대로 전달될 경우 사고가 날 수 있으며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우려를 받아들였기 때문인지 한동안 국정원 자금이 청와대로 흘러가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2년 뒤인 2010년 김 전 기획관 요구에 따라 국정원이 다시 2억원을 전달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검찰은 MB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전 실장을 비공개 소환해 김 전 실장의 대면보고 사실을 파악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역시 2010년 청와대에 특활비를 건넨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기념품 관련 구매 비용이 모자라니 이를 국정원 돈으로 지원해달라는 김 전 기획관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최근 그에게 현금다발을 건넨 국정원 예산관을 불러 대질신문도 했다. 대질조사에서 이 예산관은 통화 목소리 등을 더듬어 돈을 건넨 당사자가 김 전 기획관이 맞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국정원에서 받은 자금 중 1억원이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이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구조와 아주 비슷하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장들(남재준·이병기·이병호)의 지시를 받은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이 국정원 예산으로 5만원권 현금이 가득 담긴 돈가방을 만든 뒤 직접 청와대 근처로 가 ‘문고리 3인방’ 중 이재만·안봉근 당시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실장이 입을 열면서 사건 전모가 드러났는데 이명박정부 국정원의 경우 김 전 실장이 똑같이 ‘키맨’ 역할을 하고 나선 셈이다.

핵심은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의 ‘독대’가 사실인지 여부다. 진상을 아는 사람이 두 명뿐이므로 확인을 위해선 둘 다 조사할 수밖에 없다.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내부적으로 점검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은 없었으며 국정원 기조실장이 대통령을 독대해 보고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허무맹랑한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이라면 이는 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한 표적수사와 짜맞추기 수사이며 퇴행적인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이날 구속했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혐의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이우중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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