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가상화폐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실물경제에 비트코인이 도입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쟁이 격렬하다. 그렇다면 가상화폐 거래가 가장 활발한 일본과 미국에선 어떤 식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을까?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은 일본이 전체 거래량의 46.0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미국이 전체의 27.42%를 차지해 뒤를 이었다. 두 국가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무려 73.44%로 나머지 국가를 다 합친 26.56%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편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전체의 16.74%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해 비트코인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 19일 기준 가상화폐 결제 정보 사이트 코인맵에 따르면 일본 내 236개 매장에서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다. 분야도 가전기계, 엔터테인먼트, 도서, 음악, 소프트웨어, 식당, 미용 등 다양하다. 특히 일본의 유명 인터넷쇼핑몰 DMM과 전자제품 판매 업체인 빅카메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시도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가상화폐의 오프라인 결제에 나선 일본 내 1위 거래소 비트 플라이어. 출처=비트플라이어 |
일본 비트코인 거래의 특징은 '대형 거래소'가 오프라인 결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가상화폐 거래량 2위 거래소인 코인체크(coincheck), 3위인 자이프(Zaif)는 각각 코인체크 페이먼트, 자이프 페이먼트를 운영하며 상점들과 오프라인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위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도 빅카메라에서의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고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협약을 맺어 사이트 내에서 가상화폐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비트플라이어에서는 “가격변동이 심한 비트코인을 싸게 손에 넣고 평소보다 싸게 상품을 살 수 있다”며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 등락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직불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결제가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은 가상화폐를 '소유자의 자산'으로 보고 채굴, 거래, 물건판매 등으로 얻은 가상화폐에 소득세를 매긴다. 이때 소득세는 가상화페를 얻은 날 시세에 따라 적용하고 있다.
가상화폐 결제가 가능한 직불카드들. 출처=비트코인닷컴 |
미국 비트코인 결제업체 ‘비트페이’는 메트로폴리탄 상업은행을 통해 미국과 유럽 거주자에게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비자카드를 제공했다. 카드는 10달러(한화 1만 650원)에 신청이 가능하며 수수료 없이 제휴상점과 거래 할 수 있다.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수수료는 인출 당 2달러(한화 2100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Xapo 등 업체에서 제공하는 카드들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비트페이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된 금액은 전년대비 328% 증가한 10억 달러(한화 1조685억 원)에 달했다. 비트페이는 이런 추세가 계속돼 올해 50억달러(한화 5조3425억원)까지 비트코인 결제 량이 늘어날 거라 예상하고 있다.
해외에서 비트코인 결제는 ‘홍보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비트코인 가격으로 판매되는 캐나다 KFC '비트코인 버킷'의 주문 페이지. 출처=KFC캐나다 홈페이지 |
지난 12일 캐나다에서는 패스트푸드점 KFC가 치킨이 든 ‘비트코인 버킷’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비트코인 버킷의 가격은 결제하는 시점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달라졌다. KFC는 비트코인 버킷을 한정 수량만 판매했고 출시 후 1시간 만에 전량 매진됐다. 뿐만 아니라 맥도날드도 매장에서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포인트재팬의 오다 겐키 대표는 “현재에는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투자 또는 투기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는 호텔, 편의점 등을 이용할 때 결제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의 성장을 점쳤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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