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으면서 23세이하(U-23) 대표팀까지 총괄하는 박항서(59) 감독은 지난 9일부터 중국 쿤산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연일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에 1-2로 졌지만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데 이어 강호 호주를 꺾고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다. 이어 이라크에 승부차기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동남아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이 중국 창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 연전연승하며 사상 최초로 결승까지 진출하자 베트남 전역이 ‘박항서 신드롬’으로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박 감독이 만들고 있는 마법은 끝날 줄 모르고 있다. 베트남은 23일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열린 카타르와 준결승에서 전·후반을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특유의 끈끈함이 빛을 발했다. 베트남은 전반 39분 카타르의 아크람 하산 아피프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이후 베트남이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승부는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드디어 ‘박항서 매직’이 만든 반전이 시작됐다. 후반 24분 베트남의 응우옌 꽝 하이가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로 찬 공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어 균형을 되찾았다. 후반 42분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추가골을 뽑아내 다시 패색이 짙었지만 1분 만에 베트남의 응우옌이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과감한 중거리 슛을 성공하며 기어이 2-2 동점을 만들었다. 박항서 감독은 사이드라인에서 시종 선수들을 독려했고 이는 선수들의 끈끈함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결국, 양팀은 연장전에서도 승패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3-3 상황에서 베트남 골키퍼 부이 띠엔 중이 카타르 키커의 공을 막아냈다. 그리고 베트남의 마지막 키커인 부 반 탄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가져왔다. 마치 2002년 월드컵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에서의 히딩크 감독처럼 ‘베트남의 히딩크’ 박항서 감독도 환호하며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박항서의 기적이 또 한 번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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