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세청 고발 후 1년10개월만…횡령·탈세·분양가 조작 혐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이 회장은 소환 전날 갑작스레 건강상 이유를 들어 출석 연기를 요청했지만, 검찰은 예정대로 불러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회장이 이날 실제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29일 오전 10시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 등을 조사한다.
검찰은 이 회장이 부인 명의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원 대의 '통행세'를 챙기고 이를 비자금 조성에 활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인척을 서류상 임원으로 올려 급여 등을 빼돌리거나 특수관계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채 일감을 몰아주는 식으로 공정거래·조세 규제를 피해간 의혹 등도 조사 대상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부영이 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임대주택법을 어기고 공사비 등 분양가를 부풀려 세입자를 상대로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 역시 확인할 방침이다.
부영 측은 전날인 28일 오후 늦게 "이 회장의 건강상 사유로 출석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음 출석 일자가 잡히면 출석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29일 출석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같은 날 "이 회장을 지난 24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소환했으며 연기 요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예정대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부영은 2016년 4월 국세청이 수십억 원대 탈세 혐의로 이 회장과 부영주택 법인을 고발하고 검찰이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한 이후 오랜 기간 '사정 타깃'으로 오르내렸다.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는 최순실씨가 장악한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지원 요구를 받은 뒤 거꾸로 세무조사 무마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작년 6월 부영이 2002년∼2016년 흥덕기업 등 친족 경영 회사 7개를 소속사 명단에서 제외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한 점을 포착해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달 9일 서울 중구 부영그룹 본사 및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공개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진술 태도와 내용 등을 분석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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