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의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는 하다. 세계 랭킹 1위인 그는 2016년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4차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고,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15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최민정이 진정으로 높이 평가받아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쇼트트랙 여제’임에도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는 점이다. 최민정은 체구가 작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엄청난 근력 훈련을 소화하며 스타트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힘에서 밀리는 점을 감안해 아웃코스로 상대 선수를 추월하면서 스피드도 자연스럽게 더 나게 됐다.
평창올림픽에서 불굴의 투혼으로 감동을 안긴 선수는 최민정만이 아니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임효준과 미국의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가 그렇다. 임효준은 선수 생활 내내 부상을 달고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발목과 손목, 허리 등의 부상으로 7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과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했다. 그 결과가 금메달이다. 화이트는 또 어떤가. 그는 지난해 9월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1440도 연속회전 기술을 연습하다 추락해 내장이 파열됐고, 한 달 뒤에는 이마와 입술 부위를 62바늘이나 꿰매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평창에서 이 기술을 보란 듯이 성공시켜 이 종목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치명적인 부상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두 영웅은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최민정은 500m 결승전을 앞두고 “나보다 준비를 많이 한 선수가 있다면 이기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준비했다”고 했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이런 모습에서 젊은 세대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지구촌의 밝은 미래를 엿보게 된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올림픽의 꿈을 이룬 ‘평창 영웅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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