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왼쪽)와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18일 강원도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어깨동무를 하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
이상화가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에서 빙속 여자 500m를 제패하며 이 종목 최강자로 군림할 때 고다이라는 12위, 5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평창을 앞두고 두 선수의 관계가 역전됐고, 두 선수의 경쟁구도가 ‘한일전’ 양상으로까지 흐르면서 이상화는 무거운 부담감을 홀로 느껴야 했다. 고다이라 역시 이상화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라이벌 관계가 부각됐지만, 사실 이상화는 중학교 시절부터 고다이라와 오랜 기간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해 우정을 쌓은 절친한 관계였다. 경기가 펼쳐질 때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경기가 끝나면 패자가 승자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해 주는 사이였다.
두 선수의 우정은 4년 뒤 열릴 베이징 올림픽 출전 여부에도 맞닿아 있다. 이상화는 “작년에 고다이라에게 ‘평창올림픽 이후 베이징에도 출전할 거냐’고 물어보자, 고다이라는 ‘상화가 출전하면 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이번 올림픽이 선수로서의 이상화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경기는 아닐 것이다”면서도 “아직 4년 뒤 올림픽 도전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선 제대로 쉬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강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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