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에 대한 연구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마리오 몰리나 박사가 23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월드에서 과학적인 환경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약 40년 전 오존층 파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산업계는 CFCs를 매우 많이 만들어냈는데, 과연 이런 가스가 하늘로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어요. 저와 제 동료(셔우드 롤런드)는 CFCs가 특정 고도에 도달하면 분자가 쪼개지면서 오존을 파괴할 수 있다고 화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이런 이해가 프레온가스 금지 같은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에서 마리오 몰리나 박사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이날 서울은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까지 치솟았다. 멕시코 출신인 몰리나 박사는 창밖에 자욱하게 깔린 미세먼지를 보며 “멕시코시티도 미세먼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에서도 최근 들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방 산업도시도 문제지만 수도인 멕시코시티는 주변에 산이 많아 (대기가 정체돼) 농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몰리나 박사는 대한민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제시한 목표(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를 달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국도 그동안 석탄에 의존했지만, 최근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아) 좋은 여건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계속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발전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에도 낙관적인 모습이었다.
“오존층 파괴를 줄이려고 도입한 화학제품이 온난화 원인 물질로 밝혀지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과학의 발달로 오존층과 온난화 또는 온난화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잡는 기술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가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 뛰어든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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