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근엄함의 상징 판사도 성추행 가해자라는 주장이 나와 법원이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27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법원 공무원 노동조합은 지난주 노조 차원에서 판사를 제외한 고양지원 직원 160명을 상대로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조사인 이른바 '미투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22일 법원 내부망에 게시했다고 알렸다.
설문엔 대상자 160명 중 95명이 응답했으며 여성 응답자 50명 중 14명(28%)이 직접 피해를 봤거나 피해 사례를 목격 또는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여성 직원 4명은 판사로부터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손, 어깨 등 신체 접촉 또는 포옹'이 6건,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이 4건, '가슴, 엉덩이 등 특정 부위를 접촉했다'는 답변도 2건이 있었다.
이에 노조는 "판사와 법원 직원들로 구성된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전수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양지원 측은 "선임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한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조사와 후속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고 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전국 법원으로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조사를 확대할지를 놓고 이날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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