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안 지사의 정무비서(6급) 김지은씨의 폭로였다. 김씨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말부터 8개월 동안 네 차례의 성폭행,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안 지사의 당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해 수행비서로 일했고, 올해 초 정무비서로 보직이 변경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안 지사는 사회 전반으로 확산 중인 미투 운동에 지지를 표명하며 “우리 사회를 보다 평화롭고 공정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오전 도청 문예회관에서 직원과의 대화 중 성범죄 피해자의 ‘미투(#Me too)’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날 오후 안 지사의 정무비서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안 지사에게 수개월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충남도 제공 |
이에 안 지사 측은 “부적절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JTBC에 해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안 지사 측의 해명에 대해 “저는 안 지사와 합의를 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며 “안 지사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큰지 알았기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에 맞춰야 했다. 제가 원해서 가진 관계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거부) 표현을 했다. 저로서는 (안 지사의 성폭행에) 머뭇거리며 ‘어렵다’고 말한 것이 최대한의 방어, 거절이었다”며 “안 지사는 그것을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JTBC뉴스룸 캡처 |
차기 유력 대선주자의 성폭행 파문에 민주당은 발칵 뒤집혔다. 추 대표는 김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1시간가량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긴급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희정 도지사에 대해서는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두 다 제 잘못”이라는 글을 올리며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안희정 페이스북 캡처 |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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