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만 위원장으로 정해진 상태인 정상회담 준비위는 현재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2일 “어떤 식으로 꾸릴지 초안은 나와 있다”며 “인선 작업을 주초에 하고, 주말쯤 첫 회의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준비위는 임 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통일부가 실무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관련 부처 장관, 국가정보원장,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외교안보·경제수석 등이 참여하는 추진위와 별도로 실무를 준비하는 준비기획단도 조직됐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조율하는 것 외에도 남북 간에는 논의해야 할 일이 많다. 먼저 정상회담 전에 남북정상 간 핫라인 개설, 남측 공연단 방북이 예정돼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방북 결과 발표에서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하였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고도 했다.
청와대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평양 노동당 본관을 연결할 핫라인은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상회담 전에 실시될 첫 통화는 그 자체로 현재 한반도에 부는 훈풍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집무실에서 직접 통화가 가능하도록 핫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정 실장을 만나 “이제는 실무적 대화가 막히고, (북측 실무자가) 안하무인 격으로 나오면 대통령하고 나하고 직통전화로 이야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며 핫라인 개설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핫라인 개설까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연단 방북 역시 준비위가 가동된 후에야 본격적 협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 차원에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남북 간에도 그와 관련한 실무협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개최까진 이처럼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과도 낙관하기가 어렵고 과정도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만이 예측 불가한 외부적인 변수들을 이겨내고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며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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