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12일 발간한 ‘2018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2016년 468만원에서 지난해 463만원으로 5만원 줄었다. 총소득은 근로·사업 소득과 연금, 재산 소득, 가족 및 정부지원금을 포괄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전국 만 20∼64세 금융 소비자 2만명의 금융생활 현황을 조사했으며, 소득은 경제활동자(1만7076명)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소득구간별로 보면 저소득층의 소득감소가 두드러졌다. 월소득 3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지난해 186만원으로, 2016년(193만원)보다 7만원 낮아졌다. 700만원 이상 버는 가구는 968만원에서 1003만원으로 35만원이나 증가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고소득층 비중이 큰 정규직, 전문직종의 소득은 오르는데, 저소득층이 많은 비정규직, 판매서비스 등의 소득은 감소한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정규직 월평균 소득은 319만원으로, 전년(304만원)보다 15만원 올랐다. 이에 반해 비정규직 소득은 36만원이나 줄어든 174만원에 그쳤다. 직업별 소득을 봐도 전문직은 2016년 322만원에서 지난해 341만원으로, 사무직·공무원은 302만원에서 311만원으로 상승하는 동안 판매서비스·기능·생산직은 248만원에서 239만원 하락했다.
이렇다 보니 저소득층이 가난에서 탈출할 확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윤성주 연구위원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의 재정패널조사를 분석해 재정학연구에 발표한 ‘소득계층이동 및 빈곤에 대한 동태적 관찰’ 논문을 보면 소득 하위 1∼3분위 가구(빈곤가구)의 경우 평균적으로 한 해가 지났을 때 빈곤에서 탈출할 확률은 6.8%에 불과했다. 빈곤을 유지할 확률은 86.1%였다. 빈곤유지율은 2007→2008년 84.1%에서 2014→2015년 87.7%로 증가해 시간이 갈수록 빈곤 고착화가 심화했음을 보여줬다.
윤 연구위원은 “소득 상향이동 확률이 낮아지면서 사회의 활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빈곤은 일자리가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이를 위한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진경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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