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해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동의를 구하려 했지만 간극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조가 20일부터 24일까지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각 8시간 부분파업을 하고 24일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집회’와 함께 총파업을 개시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9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집행부와 면담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하지만 노조가 ‘먹튀’ 가능성을 우려하며 ‘해외매각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차후에도 일방적으로 설득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기술만 가져간 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공산이 커 고용보장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산은과 더불어 더블스타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먹튀’는 없다고 주장하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차이융썬(柴永森) 중국 더블스타 회장(총경리)은 지난 16일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금호타이어의 발전을 위한 것이며 ‘먹튀’ 같은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지만 우려를 불식할 만한 장기적인 국내 사업 유지 계획과 먹튀 방지책에 관해서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공장 스마트화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감소 등에 대한 대책 설명이 불충분했던 것도 노조의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이 회장은 “먹튀 방지책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산은에게 미뤘지만 산은 역시 뾰족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자산매각 이전은 소수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할 뿐이다.
노조가 해외매각에 30일까지 동의해 주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가치는 4600억원, 청산가치는 1조원이다. 기한 내에 노사 자구안을 제출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경우 파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라윤·이진경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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