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셔터에 이곳의 이름을 알려주는 제일기어가 4행시로 적혀 있다. |
김 사장(오른쪽)과 45년 된 친구이자 동료 성영평씨가 선반기계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
김 사장이 선반기계로 쇠를 깎고 있다. |
45년 된 친구이자 동료인 성씨가 선반기계에서 쇠를 깎고 있다. |
8남매 중 장남인 김 사장은 어려서부터 공부가 좋았고 글쓰기도 즐겼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돈을 벌기 위해 1962년 고향 근처 대도시인 부산 범일동으로 나와 각종 기계부품 만드는 공작 일을 배웠다. 서울로 상경해 청파동, 문래동을 거쳐 지금의 양평동까지 56년간 기어장치(2개 또는 그 이상의 축 사이에 회전이나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와 각종 기계 부품을 만들고 있지만 지금 기자와 마주한 자리에서는 자신을 시인이라 소개한다.
김 사장은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해 제일 먼저 선반기계의 백열등을 켠다. 그리고 그 불빛에 의지해 크고 무거운 쇠 파이프를 힘겹게 들어 올린다. 도면을 보고 버니어 캘리퍼스(길이를 측정하는 공구)를 이용해 치수를 측정하며 재단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이프는 기계 위에서 일정한 속도로 돈다. 몇 번의 앞뒤 왕복 운동과 계속되는 치수 측정을 끝낸 녹슨 파이프는 은빛의 톱니로 모습을 바꾼다. 방앗간 기계에 들어가는 부품이 완성되는 단계다.
김 사장이 재료를 사오는 서울 문래동에서 한 직원이 쇠 파이프를 절단하고 있다. |
작업장 한켠에 쌓여 있는 쇠 파이프들이 마치 한폭의 추상화처럼 보인다. |
호빙머신에서 기어장치의 부품인 톱니가 완성되고 있다. |
완성된 톱니가 작업장 한쪽에 쌓여 있다. |
호빙머신(기어 절삭용 공작기계) 벽에 96년도에 적은 수치표가 붙어 있다. |
작업장 한편에 쇳가루가 쌓여 있다. |
김 사장이 작업 중에 생각나는 글을 메모하고 있다. |
김 사장이 작업 중에 생각나는 글을 기름이 묻은 장갑을 착용한 채 메모하고 있다. |
서울 양평동 제일기어에서 김정한 사장이 출간한 시집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사진·글=이재문 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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