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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코리안 시리즈서 월드 시리즈로…진전 중인 '2018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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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2 11:50:44 수정 : 2018-04-22 11: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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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중지”에 “잘했어”, 김정은과 트럼프의 ‘장군멍군’
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세계 최대강자들 출동 준비
한반도의 상황이 진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8년 1월 서울과 평양에서 게임의 시작을 알린 ‘한반도 경기’엔 어느새 다중 플레이어가 등장해 서서히 몸을 풀고 있다. 본경기라고 할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시작 전이지만, 경기장 언저리엔 이미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자리싸움을 시작했다. 게임을 앞두고 경기장 밖에서는 기선제압 싸움이 한창이다. 관중의 이목을 잡아놓으려는 듯 전략과 기술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절제모드이다. 게임이 흥미진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정도이다. 초대형 드라마로 치면 티저 광고쯤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지는 공개됐지만,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곳은 미공개 상태이다. 아직은 스포일러가 될 상황이 아니어서 이 세기적인 경기의 관심도는 지대하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취재기자로 등록한 이들만 2833명이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168개사에서 1975명이 등록했고, 해외에서는 34개국, 180개사 858명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의 핵실험 중단과 트럼프의 환영 목소리

북한은 21일 전날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일련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발표한 조치였다. 김 위원장의 의도가 선한 것이라면, 기존의 ‘경제-핵 병진노선’ 대신 향후 일련의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수교 및 북한의 안정보장, 경제발전 등을 일구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공식 발표 직후 트윗터 계정에 “북한이 모든 핵 실험을 중단하고, 주요 시험장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한 뒤, “이는 북한과 세계에 좋은 뉴스이자 큰 진전이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글을 올렸다. 예상은 아니더라도 기대는 했다는 듯한 즉각적인 반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시간 뒤에는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메시지: 북한은 핵 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를 중단할 것이다. 핵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입증하기 위해 북한 북쪽에 있는 핵 실험 장소를 폐쇄할 것이다”며 북한의 발표를 해설하는 트윗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추가로 올린 트위터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선언은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비판이 강하지만, ‘트윗을 통한 반응’엔 북한의 행보를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 재선 시간표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최근 변화가 나쁘지 않다. 최대압박이든 협상을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능력을 지닌 북한을 주저앉히고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을 싹트게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얻을 정치적 성과가 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소기의 성과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낫다. 북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완료시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 일정이 맞물려 있어서다. 일단 신뢰지수를 높인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필요하다. 1개월쯤 뒤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형식의 가시적 성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의 시진핑 중국 총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적절한 접촉 및 사후 승인 과정도 거쳐야 한다. 시진핑 총리나 푸틴 대통령도 주목을 받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 공간을 요구할 수 있다. 그리되면 남북한 당국이 주도해 일군 ‘코리안 시리즈’는 ‘월드 시리즈’로 어느새 격상하게 된다. 
◆‘월드시리즈’고 거듭나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와 날짜는?

경기를 앞두고 잔뜩 기대지수를 높이고 있는 북한과 미국은 2차 게임이자 본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상은 북한과 미국이 아직 개최지에 합의하지 못한 모양새이다. 세기적인 게임의 개최를 제안했던 한국도 북한과 미국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이다. 또 모른다. 내부적으로는 서로 양해가 돼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개최지를 두고는 그동안 남북한과 중국, 미국 등을 포함해 여러 곳이 두루 거론됐지만, 북한과 미국이 현재 추리고 있는 개최지는 한반도가 아닌 중립지대이다. 서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고, 상대에게 거부감을 주지않는 장소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한때 거론됐던 판문점을 비롯한 한반도 일원은 배제된 상태이다. 판문점은 남북한이 세계의 시선을 독점한 뒤라는 점 때문이지 미국이 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유럽의 중립국과 북한에서 가까운 동남아 지역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언론의 잇따른 경쟁보도 속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또 하나의 추정 보도를 더했다. WSJ는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장소로는 중립적인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며 “중국이나 일본 등은 최소한 선택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의 제네바와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월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이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북·미정상회담 개최시간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방미특사단장으로서 자신을 면담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제안을 전하자 4월 중 개최를 희망했다. 그러다가 정 실장의 ‘남북정상회담 이후가 좋겠다’는 조언에 5월 이내 개최에 동의했다. 이후 6월 초까지 기한을 늘려잡았다. WSJ는 이날 북·미정상회담이 6월 8일∼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에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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