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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 잃어버린 숨 쉴 권리]“나노먼지 농도, 개수 측정으로 바꿔야”

입력 : 2018-04-23 18:36:34 수정 : 2018-04-23 21: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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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무게로 측정… ‘0’ 나오기도 / 입자 작을수록 뇌·심장까지 침투 자동차 배기구에서 나오는 시커먼 매연, 뿌옇게 흐린 시야….

미세먼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런데 먼지를 이렇게 시각적으로 느끼려면 입자 크기는 보통 10㎛(PM10) 안팎, 아무리 작아도 1㎛(PM1)는 돼야 한다. 이보다 작은 입자는 어지간히 뭉쳐도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최근 대기환경 분야에서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나노먼지’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입자가 작을수록 폐를 통과해 혈관을 타고 뇌와 심장 등 인체 깊숙이 침투할 수 있어서다.

입자 지름이 0.05㎛(PM0.05) 이하인 나노먼지는 우리가 잘 아는 미세먼지(PM2.5, PM10)와는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 미세먼지는 단위 부피당 무게를 기준으로 측정(중량농도)하지만, 나노먼지는 너무 가벼워 무게가 아닌 개수(개수농도)로 관리해야 한다.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의 송상석 사무처장은 “배출가스에서 나노먼지를 수집해 무게를 측정하면 아예 0이 나오는 사례도 있다”며 “수치가 0이라고 해서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개수를 세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나노먼지도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이다. 녹색교통운동은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운행하는 어린이 통학차량 205대를 대상으로 나노먼지(입자 크기 0.02∼1.0㎛) 개수를 측정한 바 있다. 그 결과 2016년식 경유 승합차에서도 1㎤당 31만3068개의 먼지 알갱이가 쏟아져 나온 사례가 있었다. 2012년 이후 제작된 경유차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해 판매하는데,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휘발유차도 경유차처럼 연료를 엔진 실린더에 직분사하는 ‘가솔린직분사(GDI)’ 엔진을 많이 쓰면서 경유차 버금가는 수준으로 나노먼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미세먼지를 넘어 나노먼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관심도 적고, 대책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용일 자동차환경네트워크 대표는 “우리 정부도 먼지 개수농도에 대한 기준을 정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도로변에 먼지가 얼마나 있느냐에 대해서는 사실상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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