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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남유충, 유치원생만되도 성범죄”…‘불편한용기’ 내부카톡 혐오표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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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9 16:07:04 수정 : 2018-07-09 17: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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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남성혐오 논란①] ‘불편한용기’ 전 대외팀 비판
불편한 용기 전 대외팀이 올린 입장문
지난 7일 서울 혜화역의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를 주도한 카페 ‘불편한 용기’ 내부에서 참가 대상을 놓고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데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특히 카페 대외팀이 공개한 당시 단체카톡방에는 ‘유치원생도 성범죄가 가능하다’거나 ‘한남유충(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충과 아이의 합성어)’ 등 보고도 믿기지 않는 내용이 오고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1차와 2차 시위 준비과정에서 대외팀으로 근무하다 3차 시위 준비과정에서 운영진의 결정에 따라 퇴출됐다’고 주장한 ‘불편한 용기’의 전 대외팀은 입장문을 통해 당시의 상황과 심정을 전했다. 이들은 앞서 특정 정치권에 가입돼있었다거나 남성들을 시위에 참여시키려했다는 이유로 주최측에서 방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혜화역 시위를 주최한 카페 ‘불편한 용기’는 총 회원 수만 3만8000여명에 달하는 페미니즘 카페로, 지난 7일 제3차 혜화역 시위를 주최했다.

◆“‘생물학적’ 단어 제외 내부 의견 있었다...혐오표현 인식 우려”

‘불편한 용기’의 전 대외팀 소속이었던 이들은 지난 8일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불편한용기의 퇴출된 대외팀 스탭들이 드리는 입장문’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들은 “퇴출된 이후로도 계속해서 시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지인 등에게 시위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면서 운영 스탭으로서 함께하지 못해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며 “일방적인 결정으로 활동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카페 내에서 저희 입장을 회원 분들께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총대와 운영진의 편파적이고 왜곡된 대외팀 퇴출 공지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저희의 입장을 전하는 동시에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글을 올린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생물학적’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여성’만으로 수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어디까지나 ‘생물학적’이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 국내 언론, 외신, 일반 국민 등이 의문을 제기했으며, 특히 해외 정서상 해당 단어가 혐오 표현으로 인지되는 경우가 많아 이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운영진 ‘한남유충’ ‘유치원생만되도 성범죄’ 운운”

‘불편한 용기’의 전 대외팀은 당시 시위 참여자의 연령과 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화하기 위해 외부 카페(맘카페, 여초카페 등)에 홍보하자는 안건이 있었고, 이때 도를 넘은 혐오표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불편한 용기 전 대외팀이 올린 당시 내부 단체 카톡방

이들은 “당시 어린 남아를 동반하고 시위에 참여하는 엄마들에 대한 우려가 나왔으며, 엄마와 영유아들을 시위 현장에 들여보낼지에 대한 논쟁이 생겨났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운영진이 남자 영유아에 대해 ‘한남유충’, ‘유치원생만 되도 성범죄 일으킨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아기를 동반하고 시위에 참여하는 엄마들에 대해 ‘딱 하루도 아이를 맡길 사정이 안 되면 시위에 오지도 말아야지’, ‘아이 맡길 아빠가 없는 가정이 몇이나 되냐’, ‘애초에 기혼자는 오지도 않을 것이다’는 식의 혐오적 의견을 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외부 시선과 여론 악화를 우려하여 혐오 표현으로 비치는 워딩을 자제하라고 요청했으나, 전체방의 분위기는 과열됐고 결국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아이를 동반한 어머니들의 시위 참여를 권유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전 대외팀, 시위 총대와 마찰...“비민주적이라 판단”

‘불편한 용기’의 전 대외팀은 시위대의 총 책임자인 ‘총대’와의 마찰이 있었고 이로인해 이번 시위가 비민주적으로 진행된다는 판단을 했다고도 공개했다. 이들은 “‘생물학적’이라는 단어 제외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외 팀원과 총대간의 격렬한 언쟁이 있었다. 갈등이 발생한 다음날, 시위 운영진이 지켜야 할 스탭 규정이 갑작스레 개정됐는데 그 규정 내에는 ‘비꼬기 금지’, ‘감정적인 워딩 금지’라는 내용이 추가돼 있었고, 이를 본 대외팀은 해당 규정을 특정인을 저격하는 내용으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에서 시위의 운영이 수평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느꼈으며, 언제든지 총대 및 일부 관리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인해 스탭 규정이 추가되거나 특정 팀원이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두 번째 마찰은 계정 및 연락처에 관한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 총대님은 대외팀에 공식 이메일 계정의 비밀번호를 포함한 정보 전달을 요구하였는데 계정 정보를 전달할 시 해당 팀원이 개인적으로 식별 가능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업무 진행상 어려움과 인원 모집의 어려움 등을 들어 거부하자 총대님은 되려 ‘제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되물으며 본인이 시위를 총괄하고 이끄는 사람이라는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시점에서 저희는 더 이상 이 시위가 민주적이고 수평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고,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며 “저희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토론이 필요해 총대님을 제외한 별도의 카톡방을 만들게 됐고, 여기에는 일부 대외팀원이 아닌 다른 팀의 업무를 겸하고 있는 팀원을 포함한 모든 대외팀원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전체 스탭 카톡방에서 총대님은 본인에게 건의할 것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할 말이 있으면 본인이 만든 1:1 채팅방으로 들어오라며 링크를 띄웠다”며 “이에 대외팀에서는 모든 건의사항은 투명하게 전체 스탭방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다른 스탭들이 내용을 알 수 없어 실질적으로 비공개나 마찬가지인 총대님과의 1:1 카톡방 건의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체 스탭방에서 전달했다. 또한 전체 스탭들에게 건의를 공유하지 않고 특정인만 접하며 다른 스탭들의 정보를 차단하는 일은 특정인의 권력화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이들에게 사퇴하라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들은 입장 표명의 기회조차 없이 활동중지 처분을 받아 시위에 참여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저희 대외팀은 차후의 시위가 더욱 투명하고 수평적이며 건전한 방식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신중한 논의와 고민 끝에 본 입장문을 작성했다”며 입장문을 쓴 취지를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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