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먹어도 절대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이 있다면. 아니 오히려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음식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본 ‘기적의 다이어트’ 방법이 소개됐다. 바로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 혹은 ‘네거티브 칼로리 푸드’라고 불리는 음식을 먹는다면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는 소화시키는데 소모되는 칼로리가 음식 자체 칼로리보다 높은 음식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10kcal인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12kcal를 사용했다면 우리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2kcal만큼 살이 빠진다는 개념이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을 비롯한 많은 외신 매체들이 소개한 먹을수록 살 빠지는 음식은 무엇일까?
오이
수분이 많은 오이는 대표적인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다. 한 컵 가득 먹어도 15kcal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포만감은 오래 가고 비타민C, 비타민 K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씨스타 다솜이 “3주 동안 오이만 먹고 10kg을 뺐다”고 말해 걸그룹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명해졌다.
토마토
새빨간 토마토엔 항산화 물질 ‘라이코펜’이 듬뿍 들어있다. 100g 당 18kcal 로 칼로리도 낮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설탕을 뿌려 먹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샐러리
저칼로리 음식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샐러리. 100g 당 칼로리가 고작 16kcal 밖에 되지 않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샐러리를 스무디로 먹을 경우 53kcal를 섭취 했을 때 소화할 때 112kcal가 소비됐다고 한다.
파인애플
파인애플을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라고 규정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100g 당 50kcal 라는 칼로리는 샐러리나, 토마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인애플 속 ‘브루멜린’이라는 특별한 효소가 단백질의 분해와 소화를 도와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자몽
많은 다이어트 식단에서 자몽을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 자몽 100g 중 90g은 물이며, 칼로리는 32kcal 이다.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해소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먹어서 살을 빼는 이 ‘기적의 다이어트’가 미신에 가깝다고 말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BBC는 영양학자들에게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물었다. 이 때 돌아온 것 중 가장 긍정적인 대답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 알라바마 대학의 팀 가비 교수를 제외한 많은 이들은 모두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영양학자 메리언 네슬레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란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메리언 박사는 “음식을 소화할 때 소비하는 칼로리는 매우 적다. 샐러리 같은 저칼로리 음식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가지고 있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음식은 없다”고 했다.
‘이론상 가능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팀 교수도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가 유용한 다이어트 방법이라는 데엔 회의적이다. 그가 말하는 최고의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는 ‘차가운 물’이다. 그는 “물은 아무리 먹어도 칼로리가 없으며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무도 물을 다이어트 방법으로 소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많은 영양학자들과 의사들이 모두 동의하는 유일한 체중 감량 방법은 섭취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양의 칼로리를 운동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지루하고, 구식이긴 하지만 땀을 빼는 것만큼 정직한 방법은 없다. 도넛을 먹고 열심히 뛰어 칼로리를 더 소비한다면 도넛 역시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가 될 수 있다.
이아란 기자 aranciata@segye.com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jtbc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