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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물론 경품, 조회수까지 조작"… 가짜 판치는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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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8 07:30:00 수정 : 2018-08-28 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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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가짜 유튜브] 가짜뉴스, 가짜경품, 가짜조회수 “노회찬의 점프는 불가능하다. 타살로 믿어진다.”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투신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튜브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이 3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공유되기 시작했다. 경찰이 타살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 상황이었지만 영상은 일파만파 퍼졌다. 조회 수가 급격히 올라가자 추천시스템을 통해 인기 섹션에까지 올랐다.
고(故) 노회찬 의원 타살 의혹 영상 리스트. 유튜브 캡처

음모론은 점차 확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금괴 불법 취득사건을 덮기 위해 노회찬 의원이 타살됐다” “유서도 가짜다” 등의 가짜 뉴스 콘텐츠가 생겨났다. 유튜브 조회 수를 얻기 위해 유튜버들은 각종 음모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100% 타살이다” “부검을 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며 동조했다.

유투브가 ‘가짜뉴스’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유튜브 사용자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더 이상 유튜브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세계적으로 ‘가짜뉴스’는 각종 논란을 양산하고 있고 ‘가짜경품’, ‘조회수 조작’ 사이트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돈되는 유튜브...“문재인 뇌출혈설” 등 자극적 가짜뉴스 논란 부추겨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감기몸살이 걸렸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유튜브에선 “문재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문재인 치매설” 등 각종 가짜뉴스가 난무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도 이달 전당대회 당시 무대 계단에서 내려오다 중심을 잃은 영상이 공유되며 건강 이상설이 돌기도 했다.

이처럼 유튜브 내 가짜뉴스는 내용과 관련한 사진 영상에 자막을 씌운 형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자막을 읽어주는 음성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개인방송진행자가 나와 대담을 벌이기도 한다. 유튜브에서 쓰이는 구글 계정과 채널은 복잡한 절차 없이 개설할 수 있고, 영상에 자막을 덧씌우는 정도의 편집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유튜브를 통로로 가짜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유튜브에 올린 게시물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될수록 보상이 따른다. 시청자국적, 광고시청, 시청시간, 조회 수 등에 따라 보상은 달라지는데 대략 조회 수 1000회당 1달러 수준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결국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뉴스는 논란이 되는 내용들을 다룬다. 특히 진보, 보수가 나뉘어 논쟁거리가 되는 ‘정치’는 가짜뉴스의 단골 소재다.

◆믿을 수 없는 유튜브 구독자 경품 이벤트

유튜버들이 주최하는 이벤트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이들은 좋아요, 댓글 등을 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실제로 경품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독자 100만이 넘었던 한 유명 유튜버는 지난달 13일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300만원 상당의 컴퓨터 10대를 내걸고 이벤트를 열었다. 구독을 누르고 댓글을 단 시청자 중 10명을 선정해 컴퓨터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직접 컴퓨터 가게에 찾아가 부품들을 인증하며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했다.

하지만 한 누리꾼에 의해 이벤트가 가짜라는 사실이 들통 났다. 누리꾼이 유튜브에 공개된 10개의 당첨된 이메일 주소를 추적한 결과 그 중 5개가 동일한 인물의 소유였던 것이다. 해당 유튜버는 “모든 걸 관리하지 못해 직원에게 일임했는데 직원이 빼돌렸다”고 해명했지만 채널 구독자 수는 20% 넘게 줄었다. 유튜브 구독 이벤트를 믿지 못하겠다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잇따르며 다른 유튜버들의 이벤트에 대한 의혹 영상도 계속해서 올라오는 중이다.

◆“조회 수, 구독자 등 유튜브 내 모든 지표 조작가능”

유튜브 조회 수를 조작하는 대행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유튜브 조회 수 늘리기’를 검색하면 수십 곳의 대행업체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메신저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접수를 받아 조작활동을 하고 있었다.

업체는 조회 수를 비롯해 구독자 수, 좋아요, 댓글, 시청 시간 등 유튜브에서 채널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부분의 주요 지표 조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조회 수 1000회당 1만원 수준, 좋아요는 20개당 1000원 수준, 구독자는 100명당 1만5000원 수준, 댓글은 25개에 3만원 수준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구독자나 조회 수는 콘텐츠 추천에 영향을 미친다. 높을수록 인기콘텐츠나 관련 영상 상위에 추천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 유튜브는 ‘광고수익 조건’을 최근 1년간 총 4000시간 시청, 1000명 이상 구독자 보유 등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일부 신입 유튜버들은 조회 수 조작을 이용하고 있다.

약 1500만건의 유튜브 조회 수를 조작했다는 마틴 바실레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한대의 유튜브 영상 조회 수를 조작할 수 있다”며 “수년간 유튜브는 조작을 막으려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항상 우회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유튜브 “필터링 시스템 강화”...전문가 “미디어 리터러시 길러야”

유튜브는 지난달 ‘가짜뉴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며 이를 위해 2500만 달러(한화 278억)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뉴스에 등장하는 정보원 정보를 함께 노출해 뉴스의 신뢰성을 미리 볼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적절한 콘텐츠를 가려내거나 누리꾼들로부터 신고를 받은 콘텐츠를 삭제하는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유튜브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4분기에만 규정을 어긴 830만 건의 영상을 삭제한 사실을 공개했다. 유튜브는 조회 수 조작에 대해서도 “자체 스팸 방지 시스템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며 “전체 허위 조회 수를 1%미만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에서 가짜를 판단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가진 편견을 확인하기 위해 경험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튜브 영상은 편견을 ‘확증편향’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영상을 100% 믿는 게 아니라 다른 매체와 비교하며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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