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야생멧돼지 바로 신고하세요"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구제역만큼 무서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유행함에 따라 국내 야생 멧돼지 감시가 강화된다.

환경부는 13일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대책반을 구성해 멧돼지 예찰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야생 멧돼지.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멧돼지과 동물들만 걸리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열, 피부충혈, 피부반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야생멧돼지뿐 아니라 양돈 농가에서 기르는 돼지들도 멧돼지과에 속한다. 폐사율이 최고 100%에 이르지만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경제·사회·환경 영향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돈 적은 없다. 지난달 말 인천과 제주공항에서 축산가공품 검역 중 돼지고기 가공품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는데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아니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야생멧돼지의 감염여부를 조기에 감시하기 위해 경기·강원 북부지역 및 제주 등에 대한 멧돼지 수렵·포획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과학원은 연간 300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해 구제역 등 바이러스를 검사하는데 이달 중순부터는 연간 800마리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돼지고기나 돼지부산물을 반입하거나 비행기·선박에서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렵, 산행 및 야외활동시 남은 음식물을 버리지 말고, 동물에게 먹이로 줘서도 안된다.

환경부는 야생에서 푸른반점이 보이거나 출혈 증세가 있는 야생멧돼지 혹은 그 폐사체를 발견할 경우 즉시 국립환경과학원(031-560-7143)으로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야생멧돼지나 폐사체를 발견하면 다가가지 말고, 사냥개도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폐사체를 발견한 이후 최소 3일간은 양돈농가, 돼지도축장 및 돈육 가공장 방문은 자제해야 한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국장은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조기 감시와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국민들을 비롯해 특히 수렵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수렵인들이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행동요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