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29일 세계일보 홈페이지 배포)
<기사요약>
장난감 ‘액체괴물’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액체괴물은 말랑말랑하고 끈적한 특유의 촉감 때문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년층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표준기술원(국표원)의 안전성 조사에서 잇따라 유해물질이 검출돼 지난 1년간 두 번 리콜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지난해 1월말 액체괴물 14개, 12월말에는 76개 제품에 리콜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문제가 된 성분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폼알데하이드, 납,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입니다. 오랜 시간 접촉할 경우 피부 알레르기 및 호흡기 질환, 간·신장 손상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CMIT, MIT는 수많은 인명 피해를 부른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입니다. 올해 2월부터 액체를 포함한 완구류 및 학용품에 전면 사용 금지된 바 있지만 2차 리콜에서도 다수의 제품에서 발견됐습니다.
두 차례 리콜에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안전성 인증마크(KC)를 확인하고 액체괴물을 구입했지만 최근 리콜 대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국표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4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제조사들이 판매 전 이뤄지는 시험검사에서는 안전한 샘플을 제출한 뒤 제조과정에서 보존을 위해 CMIT, MIT 등을 추가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사후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해물질이 든 액체괴물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올해 1일부터 시행된 ‘살생물제 사전승인’ 제도를 꼽습니다. 미생물의 성장을 방해해 보존제로 쓰이는 CMIT, MIT 등 살생물제는 위해성 평가로 안전성이 입증된 이후에만 판매하게끔 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이는 살생물제 전반을 관리하는 법일 뿐, 액체괴물을 직접 규제할 수 있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을 보강하고 확실한 리콜 조치가 이뤄져야만 학부모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액체괴물, 환경 우려도
―“환경오염에도 치명적인 걸로 아는데…?”(jind****, 네이버)
댓글의 댓글=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액체괴물을 버릴 때 물에 흘려보낼 경우 환경오염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액체괴물의 주요 원료인 물풀에는 수질오염 물질로 지정된 폼알데하이드가 함유돼 있고, 리콜 대상 제품에서 발견된 프탈레이트 가소제 등 환경호르몬은 물에 녹아들 경우 수중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액체괴물을 폐기할 땐 평평한 곳에 펴 말린 뒤 잘게 쪼개 일반 쓰레기로 버릴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부작용 호소하는 부모도 적지 않아
―“우리 딸 피부가 예민한 줄 알았는데 역시나…너무 하고 싶어 해서 수제 제품으로 사줬는데 그것도 역시나…”(lym0****, 네이버)
= 댓글에선 액체괴물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부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타 제품보다 더 안전할 것이라 믿고 구매한 수제 DIY(Do IT Yourself) 액체괴물을 이용한 뒤 아이가 손바닥에 화상을 입은 사례가 발생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표원은 이에 화상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붕소 성분을 올해 1일부터 사전 시험검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어린이제품(완구) 안전기준을 개정고시한 바 있습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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