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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북부 꽁꽁 얼린'영하 50도 한파'로 8명 사망·재난지역 선포까지…

입력 : 2019-01-31 13:42:25 수정 : 2020-01-15 10: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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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사진 위)·한파가 찾아온 29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의 모습(〃아래).

 

북극에서 형성된 극 소용돌이(polar vortex)로 인한 역대급 한파가 미국 중북부지역을 덮쳤다.

 

이 일대는 미네소타주, 미국의 3대 도시인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주, 미시간 주, 노스다코다주와 오하이오주 등이 위치해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최저기온 영하 30도 안팎에 체감온도 영하 60도를 넘나드는 역대 최고급 한파가 들이닥쳤다. 

 

한파의 원인은 극지방 상층부에 형성되는 강한 저기압 소용돌이인 ‘극 소용돌이’의 남하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기상청(NWS) 등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의 온도는 사상 최저치인 영하 29.4도까지 곤두박질쳤다.

 

30일 최저기온은 이보다 더 심각한 영하 30.5도로 예보됐다. 찬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영하 50도 이하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기상 관측 사상 시카고의 역대 두 번 째 최저기온이다. 현재까지 관측된 시카고 지역의 최저기온은 1985년 1월에 관측된 영하 32.7도였다. 일리노이주 전체 역대 최저기온은 1999년 1월 관측된 영하 36도였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일리노이주 전 지역에 대한 재난을 선포하면서 “29일부터 31일까 지역대 최저기온을 보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상청은 “영하 30도 이하의 낮은 기온에 5분 이상 노출되면 동상에 걸릴 수 있다”면서 최대한의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지난 2주간 한파와 폭설이 계속되고 있는 시카고에선 28일에만 항공기 1400여대의 운항이 취소됐다. 30일 예정 됐던 1077편의 항공기 이착륙이 취소됐다. 

 

시카고를 오가는 앰트랙 열차 운행도 취소됐다. 시카고 전역의 공립학교는 30일부터 휴교에 들어간다. 공립 공원과 박물관 등 관공시설은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미네소타주와 노스다코다주 일부 지역은 영하 48도까지 떨어졌다. 5~10mph의 차고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65도까지 떨어진 지역도 있었다. 미네소타주 지역 최저 온도는 1996년의 영하 60도다. 

 

USA TODAY는 30일 오전 북부 인디애나주와 미시간주, 시카고 지역에서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시간 호수에서는 해무(海霧)처럼 보이는 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위 사진)도 목격됐다. NWS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온이 섭씨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면 강이나 호수 등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SNS 계정에 올린 한 목격자는 “미시간 호 수위에 담배 연기 같은 안개가 자욱했으며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관찰되기도 했다. 마치 시베리아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한파의 원인은 북극 주변을 강하게 회전하는 극 소용돌이(polar vortex) 때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극 소용돌이는 수일에서 수 주일간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보통 강한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극지방에 머문다.

 

북극에 존재하는 극 소용돌이는 기후변화에 특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 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면 극 소용돌이가 약해지고 극 지역의 온도가 떨어지면 극 소용돌이는 강해진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aria Pasic 트위터·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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